176만원 파라솔이 기자 휴식용이라니

류정민 기자, dongack@mediatoday.co.kr 2008. 12. 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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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할머니 챙기는 청와대의 '호화 파라솔' 구입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청와대가 '호화 파라솔' 논란 때문에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파라솔이 쟁점이 된 이유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지난 3일 춘추관 발언이 발단이었다. 이날 오후 춘추관을 방문한 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500만 원 야외용 파라솔 어디 있는 거 아시죠"라며 "기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파라솔 한 것 같고 뭐라고 하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 얘기를 들었던 출입기자들은 문제의 파라솔이 춘추관 2층에 놓여 있던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

▲ 류정민 기자 dongack@

춘추관 파라솔 가격이 500만 원이라는 얘기가 기사로 나오자 누리꾼들은 파라솔 실제 가격을 확인하고자 추적을 했고 파라솔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의견을 인터넷 게시판에 내놓았다. 청와대 대변인이 파라솔 발언을 한 다음날인 4일 새벽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노점상 할머니를 격려했다. 중앙일보는 5일자 1면 <노점 할머니도 울고 대통령도 울었다>는 기사에서 "하루 2만, 3만 원을 버는 그렇게 형편이 어려운 분도 나라를 그토록 걱정하더라"라는 이 대통령의 얘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20년 동안 사용했다는 목도리를 할머니에게 풀어줬고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500만 원이라는 청와대 파라솔 가격은 가락시장 노점 할머니가 5∼8개월을 꼬박 벌어야 만질 수 있는 돈이었다. 청와대는 서민을 챙긴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가락시장 방문행사를 벌였지만 청와대 살림살이부터 서민 정서와 거리가 있었다.

청와대는 500만 원짜리 야외용 파라솔은 하절기 청와대 관람객용 차양막이고 176만 원 짜리 파라솔은 청와대 출입기자용 휴식시설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출입기자용 휴식 시설이라고 했지만 일과 시간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만큼 한가한 기자가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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