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의 애무에 세상 시름 '스르르'

민병준 여행전문 작가 2008. 12. 5. 15: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민병준여행전문 작가][[머니위크] 한국의 걷고 싶은 길/ 안면도 꽃지해안]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왠지 모를 아쉬움과 그리움이 동시에 몰려드는 이런 달엔 낙조가 아름다운 안면도(安眠島)로 떠나보자. 겨울 바다의 정취와 아름다운 낙조가 잘 어우러지는 안면도 꽃지해안은 지나온 한해를 되돌아보며 정리하기에 좋은 곳이다.

우선 세계적으로 이름난 리아스식 해안인 태안해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자. 충청남도 태안에 속하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은 국내 유일의 해안형 국립공원이다. 태안 학암포에서 안면도의 영목항에 이르기까지 약 230㎞의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갯벌 모래언덕 일몰 등 자연 경관이 아주 빼어나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 일품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한 안면도는 원래는 섬이 아닌 육지였다. 조선시대 삼남에서 거둔 세곡을 실은 배는 대부분 서해를 통하여 보령 앞바다~태안 안흥량~당진을 경유했다. 그러나 태안반도 앞바다인 안흥량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빠른데다 암초가 많아 사고가 잦았다. 날씨가 나쁘면 사고는 더 빈번했다. 지난해 겨울 태안 앞바다의 원유 유출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거센 폭풍우였으나 빠른 물살에도 적지 않은 원인이 있었다.

이런 사고는 국가 재정의 손실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당시 조정에서는 대안을 찾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운하(運河)였다. 결국 1638년 안면도 북쪽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의 개미목을 파내고 운하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안면도는 섬이 되었다. 지난해 원유 누출의 '검은 악몽'이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안면도는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섬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다행히 신두리 만리포 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아 서서히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안면도의 수많은 해안과 항구 중에서도 꽃지해안의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포인트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라 불리는 갯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다. 신라 때 전쟁에 나간 지아비를 평생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가슴 아픈 전설을 간직한 이 바위들은 꽃지해안의 귀한 보물이다. 두 봉우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천년 사랑에 얽힌 슬픈 전설은 노을에 뜨거운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울창한 솔숲을 등지고 10리 가까이 길게 이어진 꽃지해안은 거센 파도가 하얀 백사장을 거칠게 애무하는 광경만으로도 겨울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지만, 아마도 꽃지해안에 '노부부의 사랑'이 없었다면 저녁노을과 여름 해당화가 아무리 곱다한들 이처럼 유명해지진 못했을 것이다. 바다가 물러앉은 썰물이 되면 '노부부'에게 다가갈 수 있다.

꽃지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3km 정도 된다. 그러므로 왕복 6km를 천천히 걷는다면 2시간 정도 걸린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까지 다녀오는 시간인 30분을 합쳐도 2시간30분 정도면 꽃지해안을 실컷 산책할 수 있다. 안면도지역 일몰시간은 12월1일엔 오후 5시18분, 12월31일엔 오후 5시27분이다. 낙조를 감상하려면 최소 일몰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

◆늘씬한 안면송 사잇길 산책하는 맛 일품

안면도는 이 꽃지해안 일몰과 더불어 중부 서해안에서 가장 좋은 품종을 자랑하는 안면송(安眠松)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안면도는 섬 전체가 푸른 숲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소나무가 울창했다. 그래서 한때 "안면도에선 도끼 하나만 있어도 잘살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지만, 광복 후 무자비한 남벌로 많이 훼손되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소나무 보호정책을 편 덕에 요즘엔 다시 예전처럼 안면송의 향긋한 솔향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태안의 해안엔 아름다운 모습의 안면송이 많지만 그래도 안면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소나무숲이 제일이다. 부드럽게 굽이도는 길을 따르다보면 키 큰 소나무들의 열병식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불그스레한 몸에 늘씬하게 솟은 소나무들에선 귀족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휴양림의 솔향에 파묻혀 산책하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

꽃지해안의 롯데캐슬오션 앞에서 안면도자연휴양림까지는 2~3km 정도로 도보로 30분 정도 걸린다. 따라서 3시간30분 정도면 꽃지해안과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연결해 걸을 수 있다. 산막 이용요금은 4인용 4만1000원, 5인용 5만6000원.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료는 3000원.

한편 백사장항은 안면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날 수 있는 첫 항구. 걷기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백사장항에서 모래밭과 해안도로를 따라 꽃지까지 도전해보자. 도중에 모래밭이 끊기는 곳은 해안도로로 나와서 이어주면 된다. 잠깐씩 지나게 되는 해안도로는 갓길 쪽 공간으로 걸으면 된다.

백사장항~(해안 연결)~삼봉해수욕장~(해안 연결)~기지포해수욕장~(포장도로)~안면해수욕장~(해안 연결)~두여해수욕장~(포장도로)~밧개해수욕장~(포장도로)~방포해수욕장~(산책로 연결)~꽃지해수욕장 코스가 총 14km로 3~4시간 정도 걸린다.

만약 백사장항에 주차를 해놓았다면, 꽃지해수욕장에서 안면읍(승언리)을 경유하는 좌석버스(08:45, 11:15, 13:30, 14:40, 15:15, 16:05, 17:20)나 시내버스(07:40, 13:00, 18:00)를 이용한 다음, 안면읍에서 다시 백사장행 시내버스(08:00, 08:20, 08:50, 11:10, 11:50, 14:00, 15:00, 15:50, 16:20, 17:10, 18:10, 18:30)를 이용한다. 요금 1000원. 일행이 여러명이라면 꽃지에서 백사장해수욕장까지 택시(1만2000~1만3000원)를 이용하는 게 낫다. 요금 1만2000~1만3000원.

여행정보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96번 국가지원 지방도→천수만방조제→77번 국도→안면도→꽃지해수욕장 < 수도권 기준 2시간 소요 >

●별미

새조개 샤브샤브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백사장항의 수성수산(019-673-4575)과 백사장수산물회센터(041-672-6782) 등에서 맛볼 수 있다. 1kg에 3만~4만원. 대하는 서서히 끝물이지만, 12월까지 탱글탱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항구에서 직접 사면 1kg에 2만~3만원. 조개구이도 제철이다. 또 갖가지 야채와 싱싱한 굴을 돌솥에 넣고 지은 굴밥도 별미다. 사계절 식당(041-664-3090)과 함바위굴밥집(041-674-0567)이 괜찮다. 8000~1만원.

●숙박

안면도엔 해수욕장이나 항구마다 숙박시설과 펜션이 많은 편이다. 꽃지해수욕장의 오션캐슬(041-671-7000 www.m-castle.co.kr)과 안면자연휴양림(041-674-5019 www.anmyonhuyang.go.kr)은 안면도의 대표적인 휴양시설이다.

●참조

태안군청 대표 전화 041-670-2114 홈페이지 www.taean.go.kr 안면콜택시 041-673-7500 안면도개인택시 041-673-4321 태안여객 041-675-6674

모바일로 보는 머니투데이 "5200 누르고 NATE/magicⓝ/ez-i"

재테크주간지 머니위크 [바로가기]

민병준여행전문 작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