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실업급여 신청자로 북적..부산고용지원센터

2008. 11. 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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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회사를 그만둘 땐 곧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벼룩시장 등을 매일 찾아보지만 좀처럼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습니다"

2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북구, 사상구를 관할하는 북부고용지원센터에서 만난 손모(49. 북구 구포동) 씨는 실업급여 신청서를 적고 있었다.

지난 9월 말 다니던 자동차 생산업체의 감원방침에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냈다는 손 씨는 "실업급여를 받는 3개월 안에 꼭 취업을 해야할텐테 큰 일"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북부고용지원센터는 이날도 오전부터 실업급여 신청자들로 붐볐다.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불황의 시대'에 고용지원센터를 찾아온 구직자들의 얼굴은 어두웠고 취업희망카드에 실업급여 수령 도장을 받고 나가는 이들의 발길은 무거워 보였다.

경기불황의 한파는 채용공고 숫자에서도 확인된다. 북부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하루 80~100개 업체까지 들어오던 채용공고가 최근엔 50개 이하로 줄었다.

구인업체 숫자는 줄었지만 고용지원센터 채용공고 게시판은 구직자들에게는 여전히 `희망'이었다.

연령, 학력, 기술 등 채용조건과 연봉 등을 따져 하향지원을 해봤지만 연거푸 취업에 실패했다는 박모(52) 씨는 게시판의 한 채용공고를 보며 "한달에 80만원, 연봉 980만원인 시간제 운전보조업무 업체에 지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보다 못한 데 괜찮겠느냐는 질문에 박 씨는 "그래도 노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버텨야지"라고 답했다.

요즘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실업급여 신청자가 부쩍 늘었다는 사실은 급여신청 전 받는 교육 참가자 수에서도 금세 확인된다.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2~3달 전만 해도 80명 정원인 교육장에 빈자리가 많았는데 요즘은 좌석이 모자라 임시의자를 20여개 더 넣을 정도"라고 말했다.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구직자들 중엔 현장이나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야 할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는 이모(33) 씨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안되면 공부도 마음놓고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고용지원센터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당당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의 바람은 "내 이름이 들어간 회사 명함을 가져 보는 것"이다.

부산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올 10월말 현재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11만4천941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만5천여명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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