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전세거래 위축..하락폭 커져

김성환 2008. 11.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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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버블세븐'의 대표지역인 서울 강남권의 전셋값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계 등 실물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세입자들이 값싼 전세를 선호하는 데다 이들 지역의 입주물량이 봇물을 이루면서 전세물량이 과잉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강남권의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 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매매계약뿐 아니라 전세거래도 멈춰 가격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차 109㎡는 8월 말 2억4500만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2억1500만원으로 3000만원이 빠졌다.

서초동 일대 아파트는 전세거래가 실종되면서 빈집이 속출하고 있다. 전세기간 만료 후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초동 미도·삼풍·한양아파트 등지에서 이처럼 전세가 만료돼 빈집만 소유한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서초동 반포미도아파트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전세계약이 만료된 수요자들이 좀 더 싼 집으로 이주하는 것이 최근의 수요패턴"이라며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날짜에 맞춰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수요자가 많아 이제는 집주인들이 세입자의 눈치를 보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입주물량이 많아 올해 초부터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여 온 송파구 잠실 일대는 하락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 트리지움 110㎡는 현재 2억7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8월 말 대비 6500만원이나 하락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푸르지오 165㎡A는 같은 기간 5억625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3250만원이 빠졌다.

잠실 트리지움 인근 W공인 관계자는 "매매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져 전세시장도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면서 "증시 하락 등으로 자금력이 떨어진 수요자가 많아 주거지 선택에 있어서 입지보다는 가격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귀띔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조사 결과 지난 20일 현재 강남구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898만원으로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에 900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강남 4개구 평균 전세가격은 8월 말 2억7087만원에서 현재 2억5864만원으로 가구당 1223만원이 하락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세계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수요자들도 현금 마련을 위해 현 주거지보다 값싼 전세매물을 찾아 이동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이 급락했던 지역은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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