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보고?" 지상파도 재방송으로 때우나

2008. 11. 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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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3사 재방송 편성 늘어(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지난해 각종 케이블 채널을 통해 MBC '무한도전'이 한 주 동안 90회까지 전파를 타자 시청자들은 케이블 채널의 재탕 방송이 과도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지상파야, 케이블이야"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예산 절감을 위해 드라마 폐지, 외부 MC 교체, 해외 촬영 축소 등 비상경영에 나선 가운데 재방송 편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BS와 MBC가 17일 나란히 단행할 프로그램 가을 개편에서도 재방송이 주요 시간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재방송 타임'으로 전락한 낮방송MBC가 '생방송 화제집중'을 폐지하고 재방송을 배치하는 파격 편성이 화제가 됐지만 재방송은 주말은 물론 새벽과 심야 시간 등 편성표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광고 수익 증가에 대한 기대와 함께 2005년 말 허용된 지상파 방송 낮방송은 재방송으로 도배된 '천덕꾸러기'가 됐다.

SBS가 지난 5월 '김미화의 U'를 폐지한 후 유일한 낮 시간대 주부 대상 토크쇼로 남아있던 KBS 2TV '감성매거진 행복한 오후'가 가을 개편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로써 3사의 낮방송은 뉴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재방송으로 채워지게 됐다.

이런 상황은 물론 경제 위기로 인한 광고 판매 감소 탓이다.한 지상파 방송사 광고 담당자는 "낮방송은 물론 대부분 프로그램의 광고 판매가 저조해 일부 인기프로그램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방송시간을 줄일 수 없고 제작비 삭감에도 한계가 있어 '극약처방'으로 광고 판매가 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재방송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방송, 잘 활용하면 '효자'(?)최근 각 방송에는 '스페셜', '베스트' 라는 제목으로 일부 재편집 과정을 거친 재활용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KBS는 '인간극장', '걸어서 세계속으로', '무한지대', '해피투게더' 등을 '스페셜'로 재방송한다. MBC도 '놀러와', '세바퀴'의 재방송을 추가했으며 SBS도 '스타킹', '생활의 달인' 등을 재방송하고 있다.

앞으로도 재방송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필요하며 재방송으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수익을 거두는 '덤'도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재석 KBS 편성기획팀장은 "제작비를 실제로 삭감하기 보다는 재방송 편성 등을 통해 기존 프로그램에 피해가 최소화 되는 선에서 제작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순히 예산 절감 차원만이 아니라 적절한 시간대에 배치할 경우 재방송도 광고 판매나 시청률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요일 오전 재방송되는 KBS '1박2일'은 1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 코너가 속한 본 방송인 '해피선데이'와 시청률 면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다.

◇안팎 반발 속 악순환 우려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재방송이 늘어나는 현상을 마냥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심각한 경영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사내에서도 반발이 나오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재방송 편성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재방송 방영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사에서 재방송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재정이 악화되면 프로그램이 부실해지고, 시청자가 떠나가고, 광고는 더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작비 삭감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에 더는 줄일 게 없는 측면이 있다"며 "장사가 어렵다고 내용물을 덜 넣으면 안 되는 것처럼 제작비 줄이기가 능사가 아니다. 제작비를 줄이면서도 공영성을 지키고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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