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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상ㆍ하한가 격차가 갈수록 커지며 평균시세의 개념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정부의 재건축 완화 대책(11.3대책) 효과는 전무한 상태. 호가 위주로 재편된 재건축 시장에 저가의 급매물, 정상 거래가 매물 등 각양각색을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같은 단지와 면적대의 상ㆍ하한가 가격 차이가 최대 3억원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1번지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3.3㎡ 당 상ㆍ하한가의 최고격차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주공을 204㎡로 3억원에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26억 5000만원에서 23억 500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구반포주공은 지난해에도 105㎡가 2억 6000만원의 가장 큰 격차를 보인 바 있다.
구반포주공외에도 2억원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단지가 지난해 1개에서 올해는 4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반면 최저격차, 1000만원께의 차이를 보인 단지는 지난해 6개가 있었지만 올해는 송파구 가락시영2차 1개 단지가 유일했다.
재건축 단지의 상ㆍ하한가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급매물 출시로 시세 하한가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3 대책 발표 이후 일부 초급매물량이 회수되기는 했지만 얼어붙은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저렴한 매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강남 재건축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단지의 상하한가 결정에 로열층 여부, 향, 조망, 소음도 등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분석은 더욱 힘을 얻게 된다.
특히 강남권 일대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재건축 수익 상당부분을 환수하는 개발부담금제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매도자들의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투매형태의 초급매물도 심심치 않게 출시되는 실정. 상한가가 꾸준히 내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하한가의 내림폭이 더 크다 보니 상ㆍ하한가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그 결과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62㎡의 경우 상ㆍ하한가 격차가 최고시점 3000만원에서 현재 2억3000만원 선으로 훨씬 커졌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차도 109㎡(33평형)도 최고시점 4000만원에서 현재 1억9000만원으로 격차가 다섯 배 가량 증가했다.
개포동 일대 K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경기악화에 따른 부동산 침체로 재건축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해 매도호가가 낮은 급매물이 많이 출시되는 추세다"라면서 "상한가의 경우 내림폭이 비교적 작은데다 가격이 낮게 출시되는 매물들이 늘면서 그대로 하한가로 고착화돼 시세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최고점은 강남(4322만원)의 경우 지난해 2월 17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강동(3286만원) 2007년 1월 6일 ▷서초구(3233만원) 2007년 1월 6일 ▷송파구(3727만원) 2007년 1월 13일 ▷ 서울전체(3415만원) 2007년 1월 6일로 대부분 2007년 초가 재건축 단지의 최고 활황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상욱기자/kak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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