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경제대책, 부동산시장에 영향은
[머니투데이 정진우기자][[토요부동산]부동산 및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
정부가 지난 3일 총 33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11·3 경제대책)을 발표했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특히 이번 대책을 통해 부동산·건설 경기를 최대한 활성화할 방침을 밝혔다. 재건축 규제완화, 부동산 투기지역해제,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등 부동산과 관련된 주요 규제를 모두 풀면 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 "투기세력을 자극해 자칫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 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규제 완화 정책을 과감히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11·3 경제대책 중 부동산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그 영향과 파급효과를 살펴보자.
◇재건축 규제 완화=
정부는 일단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와 재건축 아파트 거래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핵심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소형주택과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재건축 핵심 규제를 풀겠다는 것.
정부는 소형주택 의무 비율을 현행 △60㎡이하 20%이상 △60~85㎡ 40%이상 등을 85㎡이하 60%로 탄력 적용토록 할 계획이다. 또 국토계획법 상한까지 용적률 상향을 허용하고 '임대주택 의무 비율제'는 정비계획상 용적률 초과분에 대해 일정비율(30~50%)을 보금자리 주택으로 환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률이 법정 한도인 300%까지 허용될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현 규정상 230%까지 가능한 용적률 실질 허용 범위가 최대 70%포인트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3종 주거지역내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 한계로 재건축을 해도 가구 수가 늘어나지 않아 그동안 조합들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이들 규제는 재건축 사업을 가로 막는데 강력한 효력을 발휘했다. 웬만한 재건축 추진단지치고 이 규제에 막혀 사업을 중도 보류하거나 중단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금융시장과 거시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재건축 시장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지역 등 해제=
정부는 또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토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대폭 해제할 방침도 밝혔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고 수도권 모든 지역이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 때 적용받는 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서 60%로 높아지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적용받지 않는다. 사실상 대출규제가 모두 풀린다.
현재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할 경우 LTV와 DTI를 40%로 적용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를 동시에 풀면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집값의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던 현행 LTV 규정이 완화돼 집값의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총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는 DTI규제도 없어지게 된다.
투기지역의 아파트를 담보로 단 한 건밖에 받을 수 없었던 주택담보대출도 여러 건 받을 수 있게 됐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지역의 분양권 전매 및 청약 규제도 완화된다. 3~7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즉시 또는 1년 뒤 전매가 가능해진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택지 아파트의 전매제한은 해제 즉시 폐지된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실수요자들의 돈줄을 죄었던 대출 규제가 모두 풀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강남3구에서 가깝고 6억 이상 고가 아파트가 많은 용산구, 동작구, 성동구, 강동구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정부는 이밖에 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분양 아파트 전매제한을 완화, 기존 분양분에도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이로써 판교신도시와 은평뉴타운를 비롯해 이미 청약을 마친 수도권 주요 사업장의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이 2~3년 줄어든다. 또 과밀억제권역에서 해제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내 송도와 청라지구의 경우 늦어도 내년 3월 이후에는 최대 절반 이상 전매제한 기간이 단축된다.
현재 공공택지의 경우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85㎡이하 10년 △85㎡이상 7년이었던 기준이, 과밀억제권에서는 △85㎡이하 7년 △85㎡이상 5년으로 각각 줄었다. 또 기타지역에서는 전용 85㎡이하 5년, 85㎡이상 3년 등으로 단축됐다.
민간택지의 경우 현재 전용 85㎡이하 7년, 85㎡이상 5년인 전매제한 기간이 과밀억제권에서는 5년(85㎡ 이하)과 3년(85㎡ 이상)으로, 기타지역에서는 투기과열지구 3년, 비투기과열지구 1년으로 대축 축소됐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서울과 인천(일부 제외)을 비롯해 과천, 안양, 성남, 수원, 고양, 하남, 구리 등이다. 김포, 파주, 양주, 남양주(일부 제외), 용인, 광주, 안산, 화성 등은 기타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이번 소급 적용 조치와 함께 수도권 정비계획으로 인해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상당한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청라지구의 경우 기존 7년에서 이어 이번 소급 적용에 따라 5년으로 줄었다. 송도지구 역시 전용 85㎡이하 5년, 85㎡이상 3년으로 줄어든다. 이때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점 이전에 분양한 경우 이번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라 전매제한 자체가 없어진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이번 대책으로 전매제한이 소급 적용돼 일부 지역에서는 등기 시까지 보유할 필요 없이 즉시 거래가 가능해 환금성이 커지는 등 당장 차익이 가능하다"며 "그만큼 부동산 투자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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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기자 econph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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