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서 집 샀더니 '양도세' 또 바뀌네"

2008. 11. 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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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부방침 최근 3차례나 변경…계약자들 '뒤통수'

정부가 '11·3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에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밝힌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을 두고 원칙없는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불과 두달 새에 정부 방침이 세차례나 바뀌면서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9월1일 내놓은 '2009 세제개편안'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을 올 11월부터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도권은 3년 보유 외에 3년 거주, 지방은 3년 보유 외에 2년 거주해야 비과세를 적용받는다는 내용이었다. 현재는 서울과 과천, 수도권 5개 새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만 3년 보유, 2년 거주요건이 적용되고 다른 지역은 3년만 보유하면 1가구 1주택자는 비과세하고 있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를 강화한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건설업체들은 "가뜩이나 심각한 미분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조처"라며 황당해 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수요자들 상당수가 종전 집이 잘 안팔리거나 자금 사정 등으로 임대를 놓고 입주를 미루곤 하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22일 시행 방침을 바꿔 내년 7월1일 계약분부터 거주요건 강화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계약자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을 구입하거나 분양받는 사람은 종전 규정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 '11·3 대책'에서는 느닷없이 거주요건 강화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의 이런 오락가락 정책은 시장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 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선 건설업체들은 내년 7월 계약분부터 거주요건이 강화되기 때문에 서둘러 분양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소비자들에게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 김포새도시의 한 아파트는 9월22일 정부 발표 이후 계약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수요자로서는 가능하면 거주 요건을 적용받지 않은 편이 훨씬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거주요건 강화 방침이 철회됨에 따라 거주요건 적용을 피해 최근 아파트를 계약한 사람들은 뒷통수를 얻어맞은 셈이 됐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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