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위스키의 고향 스코틀랜드를 가다

2008. 10. 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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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에딘버러(스코틀랜드)=오동희기자][디아지오, 페르노 리카 등 세계적 위스키 기업들 배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12시간을 날아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후 환승해 2시간 정도의 비행을 더한 뒤 골프와 위스키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공항에 도착한 것은 지난 14일.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간혹 가는 비를 뿌리는 전형적인 북유럽의 날씨를 지닌 스코틀랜드는 골프의 발상지이자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애드링턴 등 세계 위스키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위스키 전문기업들의 고향이다.

회사 이름만으로는 익숙하지 않지만 윈저, 딤플, 조니워커, J&B(디아지오), 발렌타인(페르노리카), 랜슬럿(애드링턴) 등 위스키의 이름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지역이 스코틀랜드다.

스코틀랜드는 위스키 한 품목으로 매년 약 60억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수출 1위 품목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600만명의 인구 중에 위스키 제조업에만 1만 2000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 1만 5000달러를 올리는 중심 축에는 위스키 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고산지역인 북쪽의 하이랜드와 남쪽인 로우랜드, 코스탈 웨스트 하일랜드 등 6개 지역으로 나뉘어 풍미를 달리 하는 증류소들이 위치해 있다. 로우랜드의 몰트는 색과 바디가 하이랜드 것에 비해 더 가벼운 편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에딘버러 공항에서 M9와 A9 고속도로를 번갈아 타고 2시간을 달려간 디아지오의 블레어 애톨(Blaire Atol) 증류소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공장 안은 코를 찌르는 발효 맥아의 '쿰쿰한' 냄새로 가득했다. 1798년에 피트로츠리 마을에 세워진 블레어 아톨 증류소는 현재 스코틀랜드 내에서 운영 중인 증류소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증류소 내에서는 당분화된 맥아(싹이 튼 보리)를 뜨거운 물과 섞어 숙성시켜 9% 농도의 알콜로 바꾸고 이를 증기로 데운 후 외부 냉각수와 접촉시켜 다시 액체로 만드는 원액을 제조 과정이 한창 펼쳐지고 있었다. 오크통의 종류와 숙성 방법, 지역의 특성에 따라 각각의 색다른 맛의 원액이 만들어진다.

35년간 브랜더로 활약한 더글라스 머레이 마스터 브랜더는 물과 위스키 원액의 혼합, 몰트위스키의 브랜딩 과정을 설명하며 "오크통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훈연향 등의 풍미가 원저의 부드러움을 만든다"고 말한다.

이 증류소에선 벨(Bell)이라는 몰트위스키 한 종류만을 생산하고 있었다. 500리터짜리의 1만 5000개 오크통 속에서 위스키 원액이 숙성되고 있다. 통 속의 원액은 3년간 숙성시킨 후 병입(바틀링) 공장으로 옮긴다고 한다.

증류소에 이어 다음날 찾아간 바틀링 공장은 에딘버러 공항에서 남서쪽으로 M9와 A71 고속도로를 번갈아 가다가 스코틀랜드의 명소이자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촬영지로 유명한 스털링성을 지나서 자리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1시간 20분 정도의 거리인 글라스고 지역의 디아지오 킬마녹(Kilmarnock) 공장은 현재 1000명 정도의 종업원이 8평방킬로밀터의 공장에서 16개 라인을 통해 윈저, 딤플, 조니워커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디아지오에서 18년간 근무하고 현재 킬마녹 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폴린 루니 공장장은 "매년 킬마톡 공장에서 1100만상자가 넘는 스카치 위스키가 병에 담긴다"며 "특히 아시아 시장을 겨낭하는 조니워커 디럭스와 미국 시장에 맞춘 조니워커 레드 및 블랙라벨, 한국시장을 겨냥한 딤플과 윈저 등이 매년 이 공장에서 병입된다"고 말했다.

킬마녹 공장은 1820년에 처음 설립돼 현재의 공장은 1956년에 세워져서 몇 번의 확장을 거쳤다. 이 공장에선 한국 시장 판매 1위인 윈저를 1일(9시간 생산) 1만상자(6만병) 정도 생산하고 있었다.

빈병의 내부를 압축공기로 청소한 후 위스키를 주입하고 이를 병마개로 봉인하는 자동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공장 자동화는 국내에 있는 다른 바틀링 공장에 비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다. 생산현장에서의 차별화된 기술력도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윈저, 조니워커, J&B, 딤플 등의 위스키는 고가로 전세계에 팔려나가고 있었다. 성공의 열쇠는 핵심 콘텐츠(원액)에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현장이다. 최고의 원액 하나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주들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핵심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위스키의 고향'인 스코틀랜드가 말해주고 있었다.[관련기사]☞

윈저, 국내 위스키 시장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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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스코틀랜드)=오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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