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된 역외펀드, FX마진거래도 반짝

배현정 기자 2008. 10. 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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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현정기자][[머니위크] 알토란 환테크 상품]"환율 천장이 열렸다." "위기가 아닌 공포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원/달러 환율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게 요동치고 있다.원/달러 환율은 연일 폭등하며 지난 9일 한때 1400원선 중반까지 치솟았다. 환율 1400원선 '괴담' 이 현실이 돼버린 것. 1300원을 돌파할 때만 해도 '설마설마' 하던 시장은 거의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다.

다행히 이날 오후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달러 매도 개입 등으로 하락 반전이 일어나고 있지만,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요즘 주가보다 환율 예측이 더 어렵다"고 혀를 내두른다.

그렇다고 넋 놓고 시장을 관망할 수만은 없다. 당장 '기러기아빠'는 생활비를 위해 전보다 더 많은 돈을 송금해줘야 하고, 해외출장이나 여행 시에도 순식간에 불어난 비용을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해외에 나가지 않는 일반인에게도 피해는 남의 일이 아니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진다.

환율이 이처럼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탈 때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보다 적극적으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은 없는지, '고환율시대' 치밀한 환테크 전략이 요구된다.

◆기러기 아빠를 위한 외화예금

당장 이달의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 기러기 아빠에게 달러당 1300~1400원선을 넘나드는 환율은 날벼락과 같다.

유학생 부모들은 송금할 때 그 순간의 환율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환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다. 기업처럼 선물이나 옵션거래를 통한 적극적인 환헤지도 할 수 없다.

정병민 우리은행 PB팀장은 "자녀에게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 부모라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조금씩만 보내는 것이 지금과 같이 고환율 상황에서는 현실적"이라며 "그런 다음 환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폭등이 진정된 뒤에 나머지 자금을 송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트 장세에서는 달러의 분할 매입이 환테크의 정석이라는 것. 미리 가계 상황과 자금 용도에 맞는 외환 사용 계획을 세우고 장기 분할 매입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또 기러기 아빠처럼 외화를 지속적으로 송금해야 하는 경우에는 외화예금이 필수품이다.향후 외화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거나 현재 가지고 있는 외화가 있으면 외화정기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연말까지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외화예금에 넣은 돈은 환율상승으로 환차익이 생기더라도 세금이 붙지 않는다. 쏠쏠한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부 해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해지해서 송금하면 된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세계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 환율에 대한 변동성도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단지 앉아서 환차손을 보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환헤지를 위해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이 상승한다고 지금 원화를 바꿔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에는 고민이 필요하다.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를 바꿔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개인이 외환을 사는 환율과 파는 환율이 다르기 때문에 환율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멀티플 외화정기예금'은 1개의 계좌번호로 10개 통화와 50건의 외화정기예금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금융상품. 상한 환율과 하한 환율을 지정한 뒤 자동이체 등록을 하면 지정 범위 안에서 외화가 자동으로 적립된다.

국민은행의 'KB적립식외화정기예금'은 적립 시 30%의 환율 우대와 만기 해외 송금 시 송금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있다.

우리은행의 '해외로외화적립예금'은 6개월 회전 복리식 외화자유적립 상품으로 자동이체 또는 인터넷뱅킹을 통해 적립하는 경우 50%의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환율 상승기엔 '역외펀드'가 효자

그간 미운오리 새끼였던 역외펀드도 요즘 환율 상승의 탄력으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역외펀드는 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역내펀드에 밀려 그동안 초라한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같이 대부분의 펀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 역외펀드가 크게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환헤지 여부였다. 역내펀드는 대부분 환헤지 설정이 돼있는 반면, 역외펀드는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환율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엔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자가 '화장실에 가서 웃을 수' 있다. 설혹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달리더라도 환차익으로 인해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같은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동일한 유형의 펀드라 해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의 명암은 대조적으로 갈리고 있다. 대개 20% 이상의 극명한 수익률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역외펀드인 '프랭클린재팬플러스주식형-자'의 경우 1개월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3.52%, -1.92%로 약세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환헤지를 한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는 -16.32%, -26.5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외펀드 뿐 아니라 일반 해외펀드 중에서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부 펀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성투신운용의 환헤지를 하지 않은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와 환헤지 설정을 한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A'와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6개월 수익률이 각각 -1.09%와 -26.14%로 25%포인트나 차이가 벌어졌다. 1개월 수익률 역시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경우는 3.91%의 수익을 올렸지만, 환헤지를 한 경우는 -16.32%의 손실을 보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따라서 변동성 높은 장세에서는 환헤지를 하는 않는 펀드에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환율 변동은 예측이 쉽지 않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너무 많이 오른 뒤에 들어가면 자칫 상투를 잡을 염려가 있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환율 변동은 전문가들도 딱 꼬집어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특히 여러 국가의 통화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통화에만 집중된 역외펀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고 보수체계, 가입 환매절차 등 따져볼 것이 많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와타나베 '김여사'는 FX마진거래

기러기 아빠의 수난시대는 곧 한국판 '와타나베 부인'인 '김여사'에게는 기회의 시기다.와타나베 부인은 저금리 엔화로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일본 주부를 칭하는 말. 근래 들어 국내에서도 전 세계 주요 통화에 투자하는 김여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10월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FX마진(외환 현물 거래)투자' 설명회. 주부 김진희(42) 씨는 막내딸의 과외비를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

이날 설명회에는 그녀 같은 주부뿐만 아니라 대학생에서부터 머리 희끗한 은퇴자들까지 무려 400여 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학 동창 중에 FX마진거래로 큰 수익을 본 친구가 있어 주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주요 통화나 국가의 경제상황의 흐름을 주시하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투자라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선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의 FX마진거래 금액은 118조4000억 달러. 2006년 2월 도입된 지 3년 만에 1000% 넘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기봉간 외환선물 FX파트장은 "주식시장이 침체할 때 외환시장은 반대로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주식처럼 비공개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이미 공개된 경제 지표를 보고 투자를 판단하기 때문에 보다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FX마진거래는 환율의 변동을 이용, 시세차익을 얻는 거래 방식이다. 별도의 자격증이 필요 없고 컴퓨터만 있으면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간편하게 외환을 거래할 수 있다.

거래되는 주요 통화로는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스위스프랑,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영국 파운드화 등이 있다.

이러한 FX마진거래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레버리지가 50배에 달한다는 점. 즉 200만원을 가지고 1억원을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봉간 FX파트장은 "FX마진거래는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커다란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리스크가 큰 투자"라며 "환율 변동과 동시에 레버리지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의 흐름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송택 통화전략가는 '2008 서울 외환투자 엑스포'의 투자원칙 설명회에서 "환시세의 주역이 미국 달러라 미국의 경제지표와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까를 우선 주의 깊게 봐야 한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통화도 주요 정책도 크게 바뀌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현재 외환선물, 한맥선물, KR선물 등에서 FX마진거래를 중개하는데 이들 홈페이지에서 HTS를 다운로드하면 모의투자를 연습할 수 있다.[관련기사]☞ 대기업, '환테크'냐 '환투기'냐"기회는 지금" 차익 노리는 환테크족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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