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멜버른 '호주오픈'에 눈독
960억 수입..두바이, 상하이 등도 경합(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호주 최대 도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가 테니스 그랜드슬램 가운데 하나인 호주오픈을 개최지 멜버른으로부터 빼앗아 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시드니는 오는 2016년 계약이 마무리되는 멜버른 호주오픈을 유치한다는 계획 아래 호주 방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달링하버 근처 글레브섬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테니스장을 비롯한 다목적 경기시설을 갖추기로 하는 등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2일 보도했다.
글레브섬은 현재 수출입 자동차 하역장이 들어서 있는데다 주변지역 개발이 뒤쳐져 있는 만큼 이 지역을 개발해 호주오픈를 유치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주오픈은 NSW주 뿐만아니라 나머지 주와 도시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몇 안 되는 연례행사. 개최지 멜버른은 호주오픈을 통해 한해 1억호주달러(960억원상당)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NSW주는 호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시드니를 점차 외면하고 대신 다른 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오픈을 유치해 관광객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NSW주 이미지 및 주요 이벤트 담당기구 '이벤트NSW' 최고경영자(CEO) 죠프 파멘터는 "호주오픈은 누가 뭐라고 해도 호주에서는 가장 좋은 이벤트"라며 "호주의 모든 주와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파멘터는 "아직 공식적인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지만 호주테니스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2016년이후 유치권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열리는 모든 테니스대회를 주관하는 호주테니스협회는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의 멜버른공원에 본부를 두고 있다.
멜버른은 시드니의 호주오픈 유치 움직임 소식이 전해지자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멜버른은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NSW주가 어떻게 호주오픈을 유치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과거 시드니가 호주그랑프리대회를 유치하려다 실패한 경험을 상기시켰다.
또 시드니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로 오랫동안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며 호주오픈까지 눈독을 들이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관광 및 이벤트 담당 장관 팀 홀딩은 "시드니는 결국 맬버른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말로만 일을 하려든다"고 꼬집었다.
빅토리아주 이벤트협회 웨인 케일러-톰슨 회장은 주 정부가 적극 나서서 호주오픈을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오픈은 멜버른의 국제적인 명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공원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에 나서 이 대회를 계속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존 브럼비 주총리는 이번주 호주테니스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멜버른공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에 나설 것임을 밝힐 예정이다.
멜버른공원은 다른 그랜드슬램 개최지 테니스경기장보다 낙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호주테니스협회 스티브 우드 회장은 "호주오픈에 대한 각주와 도시의 관심은 이해할 만하다"며 "하지만 시드니가 유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호주 1위 도시 시드니와 2위 도시 멜버른은 과거 치열한 수도 유치경쟁을 벌여 결국 두 도시 중간지점인 캔버라에 연방정부 수도가 건설되는 등 호주 최대도시 자리를 놓고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호주오픈 유치를 위해 중국 상하이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및 아부다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가 멜버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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