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14164 vs 8579

김기성 2008. 10. 1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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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공교롭게도 다우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등극한 것은 꼭 1년전이었다.

1만4164.53포인트. 그해 여름 신용위기가 발생한 터라 그 당시의 상황도 썩좋지는 않았다. 불안 불안했지만 흔히 말하는 `우려의 벽`을 타고 기어올랐다. 주식시장 저변에 깔려있는 막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말이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오늘. 다우는 8579.19로 추락했다. 5년전인 2003년으로 돌아갔다. 일년전과 비교하면 39.3%나 주저앉았다.

특히 최근 7일동안은 악몽이었다. 무려 2300포인트가 공중으로 날아가버렸다. 지난 1년 이상의 지긋지긋한 신용위기로 투자가들의 신뢰가 상실된 게 그 원인이다. 악재만 나오면 공포감에 질려 주식을 집어던지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주변 사정은 정말 녹록치 않다. 분명 금융시장의 신뢰만 회복되기 시작하면 투자심리를 돌려놓을 가능성이 큰데 그 게 여의치 않다. 악재라는 지뢰밭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연중 최고치로 올라선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에서 볼 수 있듯이 `달러 가뭄`은 미국 정부의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해갈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을 넘어 실물경제의 상처도 너무 깊다. 미국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다. 기업들도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은 뒷걸음만 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 진입은 이제 논쟁거리도 아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GM의 주가가 `말보로` 담배 한값도 안되는 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는 게 현주소다.

그런 만큼 미국 정부의 조치는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재무부는 부실은행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하원 사이에서는 제2의 경기부양책도 논의되고 있다. 관건은 이러한 정책들이 금융시장의 신뢰성을 얼마나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느냐다. 그 잣대는 금융기관간 돈 회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만이 금융시장의 자금원이다. 민간 금융기관중 자금을 제대로 푸는 곳은 없다. 마치 진공청소기 처럼 달러가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은 그동안의 폭락을 감안할때 내일 당장 반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신뢰회복은 적지 않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가 그렇다.

스티븐 칼 윌리엄스 캐피탈그룹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곤경에 빠져있고, 그 곳을 헤쳐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쉐퍼 베커 캐피탈 매니지먼트 머니매니저는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아무도 살아갈 수 없다"며 "투자가들은 모두 뒤로 숨었다"고 말했다.

알렉 영 S&P 주식시장 전략가는 "모든 투자가들은 신용경색 해갈 여부를 보기 위해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를 쳐다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갈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경색이 해소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글로벌 경기후퇴의 위협이 지속되고, 주식시장이 모멘텀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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