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은 폭풍전야?

2008. 10. 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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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전세시장이 조용하다. 연초만 해도 가을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었다. 지금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여파로 전세시장마저 가라앉았다.

세입자들의 입장에서는 전셋값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재개발이나 뉴타운 등 개발이슈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다.

◆종로ㆍ은평구 가장 많이 올라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10월까지 서울지역의 전셋값을 집계한 결과 종로구와 은평구의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에서 3.3㎡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0월 527만원에서 올 10월 635만원으로 108만원이 올랐다. 증가율로는 20.49%나 됐다.

은평구는 3.3㎡당 평균 전셋값이 지난해 466만원에서 올 10월 513으로 47만원이 올라 10.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전셋값이 많이 오른 경우 전세나 소형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며 "은평구의 경우 은평뉴타운 공사가 진행되면서 전세이주수요가 크게 늘었고 종로구의 경우 소형 오피스텔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전셋값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랑구는 9.89%, 서대문구는 7.53%, 강북구는 6.12%, 노원구는 5.82%, 동대문구는 5.60%, 도봉구는 5.57%가 상승해 종로구와 은평구의 뒤를 이었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지역들은 모두 강북지역이었다. 양지영 팀장은 "올해 강북지역에서 매매가가 많이 상승하면서 전셋값 인상을 견인했다"고 해석했다.

이에 반해 전셋값이 떨어진 곳도 나타났다.

송파구는 지난해 10월 3.3㎡당 712만원하던 전셋값이 올 10월 685만원으로 27만원이나 빠져 -3.79%의 전셋값 변동률로 서울 25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용산구는 775만원에서 767만원으로 8만원이 줄어 1.03% 감소했으며 강동구는 557만원에서 555만원으로 0.3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매매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세시장 역시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신규 아파트의 입주가 전세시장 약화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송파 잠실 일대와 서초 반포동 등지에서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정책으로 전세시장 자극 우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도심지 개발방안 등에 전세시장이 다시 자극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은평뉴타운을 건설하면서 주변 이주수요가 크게 늘고 전셋값이 급등했던 사례 등 서민주거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환경정의, 녹색연합, 민변 등 5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토지주택 공공성 네트워크'는 지난달 21일 "이주 수요를 감안하지 않는 대책 없는 도심 개발은 전세ㆍ집값 폭등을 촉발해 집값 안정 기조를 크게 뒤흔들 것"이라며 "정부는 최근에 강북 뉴타운 개발 사업의 무리한 추진으로 전세값, 집값 폭등을 야기한 역사적 교훈을 망각하면 안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가 9.19대책에서 수도권 도심에 뉴타운 등을 통해 10년 동안 180만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지적이었다.

정부가 도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뉴타운 건설 추진 절차를 단축하고 재건축의 소형의무 비율ㆍ임대주택 의무 비율 등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도 주거 불안을 막을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기도 했다.

◆"전셋값비율 높아야 내집 마련 쉬워"

반면 내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자에게는 전셋값이 높아야 유리하다. 대출뿐 아니라 전세를 끼고 집을 장만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전셋값비율이 높아야 자금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세입자와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양지영 팀장은 "올해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지난해 10월 1일 시점과 현재 시점 서울 전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조사한 결과 작년 전세 비율은 40.6%인데 현재는 38.4%로 떨어졌다"며 "이는 강북권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른 반면 강남권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며 전세가 비율 하락은 노원, 도봉, 중랑, 강북구 등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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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기자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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