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추락, 심리적 저항선 무너졌다
버블세븐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심리적인 가격 저항선이 속속 붕괴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대가 무너지는 등 강남, 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10억원 이하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당의 105~109㎡ 아파트는 6억원 선이 붕괴돼 심리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인의 경우 105~109㎡가 5억원 이하, 심지어 3.3㎡ 1000만원 가까이 떨어진 초급매물까지 출현하는 상황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 침체와 유동성 위기, 심리적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자 거래 공백이 가격 하락을 불러온 결과다.
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초구(총 6만4697가구)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9억9977만원으로, 지난 2006년 11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10억원대가 무너졌다. 잠원동 한신21차 132㎡는 현재 9억7500만원으로, 2007년 1월(11억8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풍향계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9억5500만원, 개포주공6단지는 8억6250만원으로, 각각 2007년 1월 대비 2억원가량 급락했다. 송파구 문정동의 올림픽훼미리 142㎡는 9억7000만원으로, 약 2년 만에 3억6500만원이나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 거래 공백 및 가격 하락은 미분양 아파트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16만595가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분양 집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종전 미분양 최고치는 95년 10월 15만9471가구였다.
문제는 이 같은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대내외적인 불안이 가시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 내적 규제가 여전해 관망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버블세븐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심리적 저항선 붕괴로 올 들어 소형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던 강북권 아파트까지 최근 하락세로 반전됐다"며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정책도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고 수도권 외곽지역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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