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초 6억, 잠실 8억원..아파트 가격저항선 붕괴

2008. 10. 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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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ㆍ서초 6억원, 잠실 8억원…. 대한민국 집값상승을 견인하던 지역의 105~109㎡(32-33평형) 아파트값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여파의 충격으로 최근 버블세븐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심리적 가격 저항선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폭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유동성 위기, 심리적 불안감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지역별로 형성됐던 암묵적 저지선의 통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1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당과 서초에는 6억원을 들고 가면 30평대 아파트를 살수 있고, 재개발전에 13억원까지 올랐던 잠실지역 30평대 아파트도 8억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분당신도시의 경우 105-109㎡(32-33평형)의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6억원이 붕괴됐다. 수내동 양지청구 109㎡는 5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매동 이매삼성 105 ㎡는 5억8000만원이면 당장에 구입할 수 있고, 수내동 양지금호 105㎡는 5억3000만원 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연초만해도 6억3000만-7억3000만원을 호가하던 아파트들이 불과 몇개월사이에 1억원 이상이 하락한 것이다. 분당에서 109㎡ 아파트 가격이 6억원밑으로 깨진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매물이 쌓여 있는데 매수세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게 현지 부동산 업자들의 분석이다.

강남권 102-109㎡의 가격이 10억원대 밑으로 떨어진지는 이미 오래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102㎡는 9억3000만원선의 매물이 나오며 연초대비 평균 5000만원 하락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1차 132㎡는 2007년 1월 11억8000만원까지 올라갔으나 현재 9억7500만원으로 2억500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1월 13억3500만원까지 거래됐던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142㎡는 10억원이 붕괴돼 현재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가 없기 때문에 알음알음으로 8억원대에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경기침체에 거래가 위축되면서 심리적 저항선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축을 따라 형성된 용인지역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억원대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신히 지켜온 용인 성복지역의 105-109㎡ 아파트들도 폭락하고 있다. 성복동 경남아너스빌 109㎡는 4억6000만-4억9000만원의 매물이 나오면서 연초 대비 평균 6500 만원 하락했다. 신봉동 일대 아파트들도 연초대비 8000만원 가량 빠져 화성 동탄신도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추락했다.

문제는 최근 경기침체와 맡물려 속락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낀 거품이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폭락에 가까운 갑작스런 집값하락이 금융불안과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재경부 관계자는 "집값하락은 피할 수 없지만 문제는 경착륙"이라면서 "집값폭락이 국가경제 전체에 연쇄적으로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부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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