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어른 간섭 안받고 맘껏 놀고 싶어요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이용포 글·노인경 그림 | 창비
모범생 이수는 '아버지가 꿈틀이 엽기 젤리 공장을 하다 망해서 전학온 덕배'가 내민 꿈틀이 젤리 봉지를 보며 망설인다. 불량식품을 먹으면 안 된다는 엄마의 말이 생각나서다. 그러나 이수는 꿈틀이 젤리를 먹는데 때마침 망태를 멘 이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난다.
못된 짓을 하면 잡아간다는 망태 할아버지임을 직감한 이수는 호기심에 망태 안을 들여다보다가 망태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수가 다다른 곳은 바로 망태동산. '배터지게 먹어 식당' '늘어지게자 코알라 침실' '맘껏 놀아 학교' 등 이곳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곳만 있다. 공부에 시달려 놀 줄도 모르고, 친구도 없는 요즘 아이들. 한 번쯤은 이런 동산을 꿈꾸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수의 눈에 이곳에서 노는 아이들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음식을 던지고 떠들며 요란스럽게 밥을 먹고, 황당한 놀이만 한다.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보고 이수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해 '반항하면 뼈도 못추려 학교'에 가게 된다. "~하지 마라"를 입에 달고 다니는 괴물들을 보며 이수는 망태동산이야말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곳임을 깨닫게 되는데…. 현실로 돌아온 이수는 친해지고 싶은 덕배에게 이렇게 외친다.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라고….
단편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을 통해 어린이의 시선으로 노인문제를 담담히 그려냈던 작가 이용포씨의 첫 장편 동화다. 낯선 친구와 친해지고 싶으면서도 괜히 뾰로통한 척, 조금은 어른인 척 보이려는 모범생 이수가 어른이 규정한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그렸다. 말 안 듣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망태 할아버지를 정반대로 어른들이 금지한 행동을 마음껏 하게 해주는 할아버지로 설정한 작가의 상상력에 어린 독자들도 통쾌하다 하지 않을까 싶다. 망태동산 모험담과 더불어 연필로 오밀조밀, 익살맞게 그린 삽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초등 1~3학년. 8500원
<윤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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