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에덴의 동쪽' 신태환 너무 외롭다"

2008. 8.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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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보현 기자]

보통 악랄한 길을 가는 사람들은 끝까지 홀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위에는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고 외로운 만큼 독기는 더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 조민기는 나 홀로 외로운 길을 가고 있다. 조민기는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외로운 악역을 맡았다. 극중 아들로 나오는 박해진 역시 선한 역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기에 결국 끝까지 악역을 고수하는 사람은 조민기뿐이라고 할 수 있다. '에덴의 동쪽'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악역인 만큼 그의 부담은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후배들을 이끌고 가야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감까지. 요즘 조민기의 어깨는 무겁다.

26일 첫 공개된 '에덴의 동쪽'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았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은 조민기다. 태성그룹 소유 황지 탄광 사업소장으로 탐욕과 부패한 양심의 상징적 인물인 태환을 연기한 조민기는 26일 1~2회 방송에서는 황지탄광에서 간호사 미애(신은정 분)를 만나 사랑을 하고 아이까지 들어서지만, 그 사랑이 걸림돌이 될 때 뱃속에 있던 아이까지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다. 게다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탄광 노조위원장 이기철(이종원 분)을 사고를 가장해 살해하는 일도 서슴지 않기까지. 조민기는 악역 중의 악역에 빠져있다.

- 이번처럼 악랄한 역할을 맡은 적이 있었나?

▲ 이렇게 악랄한 배역은 처음이다. 일전에 KBS 2TV '천사의 키스' 라는 드라마에 악마로 출연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악역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악과 독이 이처럼 극대화돼 많은 배역들에게 영향을 끼쳤던 적은 없었다.

-악의 화신 같은 역할이다. 연기하면서 '내안에 악마있다'같은 생각이 들은 적이 있었나?

▲ 그런 생각보다는 신태환이 살아 날 수밖에 없는 생존 본능이라는 생각으로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신태환의 악행으로 다른 인물들에게도 독기가 스며들어야 하는데 스스로 악마같다라는 느낌을 가지고 연기하면 다른 배우들에게까지 악의 기운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신태환의 악마성을 공감하고 사랑해야 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신태환이 '에덴의 동쪽'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아닐까.

-극단적인 악역으로 욕을 많이 들을 것 같은데.

▲ 드라마를 통해 욕을 많이 먹는다는 것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태환이 욕을 먹을수록 우리 드라마가 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인물들에게도 복수와 원한의 동기 부여도 잘 될 테니 말이다.

- 시놉시스를 보고 선뜻 캐스팅 제의에 응했는지 궁금하다.

▲ 예전부터 악역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종래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장치적인 악역은 싫었다. 선을 부각시키기 위한 악이 아닌 철저하게 명분이 있고 그가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타당성이 있는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 신태환이라는 인물은 그런 명분과 타당성은 물론이고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들의 욕심처럼 야망의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채워가야만 한다는 쓸쓸한 자격지심이 있었다. 그런 목표가 있는 신태환에게 매력을 느꼈다.

-만일 본인이 정말 신태환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 그런 부분들이야 많다. 사랑은 물론 자신의 꿈과 야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신태환에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사랑에 대한 해석이다. 야망을 위해 사랑을 도려낸 신태환에게 사랑을 간직한 채 야망을 꿈으로 만들어 차곡차곡 이루어 나가는 희망이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신태환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후배들을 잘 관리한다고 이야기 들었다. 평소에도 후배 연기자들과 많은 교류가 있는지 궁금하다.

▲ 관리가 아닌 우애를 다지는 거다. (웃음) 선배들은 물론 후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선후배라는 선을 긋는다는 것 보다 드라마를 함께 하는 동료라는 마음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이 서로 교감이 이뤄져야 드라마에서 만났을 때 훨씬 편하고 좋지 않겠는가.

-이번에도 전체 팀워크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들었다.

▲ 50부작이라는 긴 항해에 나서면서 후배들과 선배들 사이에 딱 중간에 끼어있는 게 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분위기를 주도했을 뿐이다. 내가 선후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있다고 봐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이미숙씨와의 관계는 어떤가. 선배연기자로서 좋아하는 점이 있다면?

▲ 이미숙과 함께 연기하게 돼 굉장히 좋다. 언젠가는 함께 교류해 보고 싶었던 연기자였고 이 드라마에서 긴 시간 동안 함께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이미숙은 진실한 면이 훌륭할 뿐 아니라 극적 상황몰입이 출중한 연기력을 갖고 있다. 이미숙이 가지고 있는 연기자로서의 자기애는 이기심과는 분명히 다르다. 존경스러운 국보급 연기자다. 이미숙과 언젠가는 함께 멜로물을 찍고 싶다.

서보현 zmsdodc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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