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시장.. 매수 타이밍은
부동산 시장이 거꾸로 가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 가격이 오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조정을 받고 있다. 강남의 대형주택은 떨어지고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 지역의 소형주택 가격은 오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가격이 오른다거나 어디가 유망하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가 많이 읽혔지만 지금은 '어디가 얼마 떨어졌다', '얼마나 많은 기간 떨어지고 있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독자들에게 훨씬 많이 읽힌다. 그리고 열광한다.
우리 집값이 왜 이것밖에 안되느냐며 제값 받기 운동을 주도하던 동네주민이나 부녀회 움직임은 뜸해진 반면 '더 떨어져야 한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부동산시장에서 상식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거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떨어지는 집값에 열광하는 이유는 되짚어 볼 만하다. 첫 번째 이유로는 2000년 이후 상승세를 탄 부동산에 투자해 손쉽게 돈을 번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묵묵히 업무에 충실하던 보통 샐러리맨들은 소득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부동산 가격을 보며 박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두 번째는 집값 하락의 중심이 강남 등의 버블세븐지역이라는 것이다. 참여정부 내내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하락과 긴 상승을 반복해 왔던 고가 주택 가격이 아이러니하게도 친기업적인, 규제보다는 시장원리를 중시하는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소외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를 기다려 저가에 매수하려는 대기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게 세 번째 이유다. 외환위기 이후에 경험했듯이 하락의 골이 깊어지면 상승의 폭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떨어지지도 않고 오르지도 않는 거래부진 상태가 이어지는 것보다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노리는 것이 이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버블세븐 지역의 대형주택이나 재건축을 눈여겨보라고 주문하고 싶다.
하지만 대출을 끼고 무리해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 침체의 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분명하다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지출 부담이 많으면 조급해 질 수밖에 없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김광석 실장(www.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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