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리포트]부동산 재테크의 입지說vs 도구說

2008. 8. 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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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을 비롯해 용인 과천 목동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낙폭이 깊어질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은 역으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언제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지, 또 여전히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탐색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수요층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집값 오름에서 소외됐던 강북권의 낡은 단독, 빌라, 다세대 등이 유례없이 무려 40% 이상 뛰어오르자 이를 계기로 강북권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등 알짜주택지로 옮기자는 수요가 생겨나면서 향후 투자지역 선택에 혼선이 생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강북이 대규모 뉴타운 사업 등으로 강남 못지않은 번듯한 신주거단지로 재탄생할 경우 강남이 여전히 뒷심을 발휘할 것인가 하는 의문과 2010년 이후에도 주택이 투자 대상으로 합당한가하는 회의적 시각 때문이리라.

또 용산이나 뚝섬, 상암 등지에 새로운 고급 명품단지가 곳곳에 들어서고 부동산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자들이 동서로 이합집산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투자지역 선정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이는 또 부산 해운대 등 '제로섬'게임으로 양극화가 진행 중인 지방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헷갈림은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분당신도시와 일산신도시의 가치격차 요인이 숱하게 많을 것이지만 일단 분당은 강남 부유층, 일산은 샐러리맨이라는 주수요층의 특색이 가장 크게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유 계층이 대거 유입된 분당신도시는 아파트가격이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1000만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수지~죽전~구성~동백~영통~상갈~동탄으로 이어지는 투자벨트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에 반해 쾌적성이 월등하게 나은 일산신도시였으나 500만~700만원대의 수렁에 빠진 채 주변 지역조차 줄줄이 미분양이 나는 비인기 지역이 되었다. 결국 가진 계층의 움직임이 향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들의 선호지역을 찾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입지설의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성북역앞 광운공대와 성남의 경원대 사례도 참고가 될 만하다.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경원대의 대학파워는 광운공대에 크게 뒤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89년 이래 분당신도시가 건설되는 등 주변지역 개발이 러시를 이루면서 수도권 남부지역의 핵심권역으로 변모, 경원대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신도시가 배후에 입지함으로써 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막강한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를 더욱 좁혀 보면 심지어 회사가 어디에 입지해 있느냐에 따라 그 회사의 직원들 자산이 크게 변화하기도 한다. 강북 을지로에 수십년간 입지해 있던 D건설의 경우 강남 테헤란로에 번듯한 그룹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직원들의 자산이 엄청나게 변했다. 강북시절에는 직원들의 대부분이 도봉, 은평, 동대문 등지에 둥지를 트는 등 관심지역이 강북권이었다. 그러나 강남으로 회사가 옮겨온 후 강남, 서초, 분당, 용인권에 대부분 주택을 마련한 데 이어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막강한 자산가로 레벨-업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역할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른바 도구설의 대표적인 사례도 없지 않다. 90년대 들어 강남 삼성병원이 들어서면서 서울 수서 아파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잠잠하던 수서 지역의 아파트는 삼성병원의 보금자리로 급부상하면서 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크게 올라 대규모 병원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강남 터미널 인근 성모병원 역시 주변의 반포 주공 2단지 재건축(삼성래미안) 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게 분명하다.

결국 해당 지역이 외부적 인자나 내부적 잠재력에 의해 어떤 성격을 지닌 단지로 변모하느냐가 향후 가격과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같은 잠재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먼저 실행에 옮기는 행동하는 선투자가 중요하지 않을까.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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