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이전지 확정후 두 달..시작부터 '삐걱'

2008. 8. 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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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지 반발에 의회 진상조사..현안사업 차질

(대구=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경북도가 신도청 소재지로 안동ㆍ예천을 결정한 지가 8일로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대구가 광역시로 분리된 뒤 무려 27년동안 끌어온 도청이전 문제를 지난 6월 8일 매듭짓고도 신도청 소재지 건설 사업은 아직까지 시작조차 못한 채 뻐걱대며 허송세월만 하고 있다.

이는 도청 후보지 신청지역 11곳 가운데 탈락한 일부 지역에서 선정 과정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자 도의회 차원에서 진상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가 지난 6월 제정키로 한 '경북도 사무소의 소재지 조례(안)'은 의회에서 유보된데다 도청이전추진본부는 구성 조차 못하고 있고 도청이전 관련 국비 확보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등 관련 사업들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 의회 진상조사 = 경북도의회가 8월들어 도청이전 후보지 평가 결과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 하고 있다.

도청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과열 유치행위에 대한 감점 미적용, 평가위원 구성 및 채점 등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도와 도청이전추진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도청이전 조례에 규정한 감점 적용 실태, 평가항목별 가중치 적용 비율과 방법, 도청이전지 평가위원별 후보지에 대한 평가 점수, 평가단 구성 실태, 도청이전추진위 간사 미교체 사유, 가중치 설정을 위한 도민여론 조사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도의회는 도청 이전지를 결정하자 마자 상주와 영천 등에서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자 지난 6월 20일 유치 신청을 하지 않은 시ㆍ군 출신 도의원 11명으로 '도청이전 후보지 평가결과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를 구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조사특위는 도청이전 예정지로 결정난 안동ㆍ예천, 평가 결과에 반발하는 상주, 영천을 다녀오는 등 1차로 현장 실사를 끝냈다.

그리고 지난달 말부터 도청이전 업무를 맡은 새경북기획단을 대상으로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조사할 자료를 수집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새경북기획단의 업무 현황을 보고 받았다.

또 7일부터 1주일동안 도청유치 신청지에 대한 주민의 여론 수렴 등에 나서고 오는 14∼18일에는 도에 추가로 자료를 요구하고 조사할 자료를 더 수집해 정밀 분석을 할 계획이다.

이어 19∼28일에는 도청이전추진위와 도 관계자 등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불러 진상조사 내용에 대한 질의와 조사자료 분석을 하고 29일에는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이 달말에 개회할 임시회 본회의에 보고를 하면서 특위 활동을 마무리 한다.

◇ 집행부-의회 갈등 = 그러나 현재 이 과정에서 조사특위가 새경북기획단에 제출을 요구한 일부 자료를 놓고 의회와 집행부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조사특위는 도청이전과 관련한 27가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새경북기획단은 "의회가 요구한 자료 가운데 평가단 채점표 사본과 설문조사 대상자 명단 사본, 추진위와 평가단 회의 등을 담은 녹취록 등 3건은 개인 비밀보호 차원에서 줄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조사특위 한 관계자는 "의회가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요구한 핵심 자료를 내놓지 않는 것은 오히려 의혹만 낳을 뿐이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특위활동 중단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경북기획단측은 "녹취록과 설문조사 대상자 명단 등 3건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 대상으로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공개할 수 없는데도 이를 제출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오는 13일 도청이전추진위 회의를 열어 제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탈락지역 잇단 반발 = 상주와 영천지역 주민들은 도청 이전지를 결정한 이후 잇따라 대구에 있는 경북도청을 찾아와 집회를 열고 "이전지 결정을 위한 평가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도청이전지 선정 무효화 및 후보지 재선정'을 요구했다.

또 영천에 사는 조모(73)씨는 법원에 '도청 이전절차 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는가 하면 상주출신 한도의원은 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 농성까지 벌이는 등 탈락 지역의 반발이 거셌다.

더구나 상주지역은 안동ㆍ예천의 과열 유치행위에 대한 감점 미적용 이유, 가중치 산출 근거, 평가위원 구성 등에 각종 의혹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하며 경북도를 압박했다.

이에 도는 "도청이전 예정지 선정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한 뒤 비공개 대상인 평가위원 신상 및 채점 결과 등을 빼고 도청추진위를 구성한 1차 회의부터 도청이전 예정지를 선정하기까지 관련 자료와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영천시의회와 상주시의회는 최근 결의문을 통해 도청이전 예정지 선정 과정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도의회가 공정한 조사로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잇따라 촉구했다.

◇ 도청이전 사업 줄줄이 차질 = 이처럼 탈락지역 반발에 따른 도의회의 진상조사로 도청이전과 관련한 사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도는 지난 6월 18일 도의회에 낸 '경북도 사무소의 소재지 조례 제정안'이 통과하면 7월초에 40∼50명으로 도청이전추진본부를 만들어 이전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의회에서 도청이전지 평가에 대한 조사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이 조례안은 자동 유보됐고 정부의 공무원 축소 방침에 따라 현재 마련중인 조직 개편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청이전추진본부에서 해야 할 도청 이전 지역의 토지 보상, 개발 예정지 지정 및 개발 계획 수립 등은 손도 못대고 있다.

또 항공 촬영 등을 통해 도청 이전을 위해 편입해야 할 땅의 지장물을 확정해야 하는데 관련 조례안 이 없어 이를 하지 못해 무허가 건축물 등장 등으로 보상 가격만 상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도는 행정안전부에 도청이전과 관련해 500억원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 근거가 될 조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국비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고 새 도청이 들어설 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 전략 수립 등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회의 도청이전 후보지 평가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의회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알 수 없으나 도청이전 예정지 결정은 그 절차와 과정이 아주 공정하고 투명했고 외부 입김이나 정치적 고려도 전혀 없었다"며 "유치 과정에서 빚어진 지역간 갈등을 원만하게 해소하고 도청 이전 사업을 도민의 공감속에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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