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분당 집값엔 오히려 '독'

2008. 8. 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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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 2차 분양이 시작되면 큰 폭으로 떨어진 분당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이달 말 판교신도시 2차 분양을 앞두고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분당지역에서 지난 2006년과 같은 판교 후광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내년께 판교 입주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분당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판교 후광효과, '리바이벌'은 없다=2006년 분당지역 집값이 20~30%가량 급등세를 보이며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같은 해 분양됐던 판교신도시 1차 분양의 공이 컸다. 당시 전용 85㎡이하 주택형은 최고 2,073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여 '청약광풍'을 몰고왔던 판교신도시 분양은 인근 분당과 용인 집값을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달 말 2차 분양에서는 2006년과 같은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공급 물량이 1차분에 비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대형위주로 구성돼 있어 1차 때와 같은 청약 과열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분양가 역시 중대형 물량이 3.3㎡당 1,800만원선으로 분당 정자동 중대형아파트 시세인 3.3㎡당 2,000만원보다 저렴해 시세 견인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2006년에는 치열한 청약 경쟁으로 판교에 입성할 수 없었던 수요자들이 대체수요처로 분당ㆍ용인 등에 눈을 돌리면서 판교 주변지역 집값을 함께 자극"했지만 "현재는 각종 세부담 및 대출규제, 경기침체 등으로 투기적 가수요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까지 가격 조정 불가피=내년께 판교신도시 1차 분양 물량 9,420가구(임대 포함)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일시적 공급과잉에 따른 분당 집값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분당지역 거주자들 중 판교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께 판교 입주를 전후로 전월세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면 분당지역 전월세 가격까지 한 차례 조정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분당 집값을 상승세로 반전시킬 만한 모멘텀도 모두 소진됐다는 사실이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분당선 연장 및 신분당선ㆍ고속화도로 개통 등의 호재는 이미 시세에 반영된 상태"이며 "현재로서는 사실상 재건축은 물론 리모델링 추진도 원활하지 못해 공급과잉 등의 악재에 집값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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