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인 후지산 아래 넓은 녹차밭.. 대자연에 눕고 싶어라

2008. 8. 2.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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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 녹색여행

온통 초록이다. 눈부신 자연의 신록은 폐부 저 깊숙한 곳까지 상쾌하게 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시즈오카 현. 후지산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이 이국의 초록은 마음도 쉴 수 있게 만드는 듯하다.

시즈오카는 도쿄나 오사카처럼 흔히 찾는 일본의 여행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아직 때가 덜 묻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화려하지 않아 소박하고, 시끄럽지 않아 고즈넉한 그런 곳이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뿌리를 내려 사는 사람들도 각박하지 않고 넉넉하다. 도시의 일상에 찌든 사람들이 찾는다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시즈오카 초록의 원천은 녹차다. 물론 일본 제일의 후지산이 있고 온천과 골프장, 일본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 등도 도처에 산재해 있다. 혹자는 "일본의 매력 전부가 시즈오카에 모여있다"는 자랑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즈오카의 매력은 녹차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일본 녹차 소비량의 45%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질도 양도 일본 제일이다. 잘 정돈되고 다듬어진 시골길 같은 도로를 달리면 보이느니 온통 차밭이 빚어내는 절경이다.

자연스럽게 녹차를 체험하는 독특한 관광지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왁자지껄한게 아니다. 격조 있고 조용한 곳이다. 시마다시에 있는 '오차노사토'라는 차 박물관이 그런 곳이다. '차의 고향'이라는 뜻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차와 차 문화를 소개하는 박물관 형태로 꾸며져 있다.

일본식 전통 정원을 바라보며 차실에서 직접 다도를 경험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방법 그대로 직접 타주는 녹차 맛이 정말 일품이다. 마키노하라 시에 있는 '그린피아 마키노하라'도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광대한 차밭 한가운데서 찻잎 따기, 찻잎 비비기 등 차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온천도 시즈오카가 허락받은 축복 중 하나다. 온천이 워낙 유명한 일본이기에 이곳의 온천은 의외로 세상에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온천의 선도는 높아진다. 붐비지 않는 천혜의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맑은 공기를 들이키고 있노라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하다.

시즈오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온천은 대략 20여 곳을 넘는다. 그 대부분이 편안한 휴양을 선사하는 조용한 산속이나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다. 시마다 시 가와네초에 자리한 '가와네 온천'은 대형 온천 외에 독립형 별장식 온천시설도 구비해 인상적이었다.

산중 온천이라 불리는 가와네혼초의 '스마타쿄 온천'은 욕조에서 조망하는 계곡이 절경이다. 후지산이 바라 보이는 온천도 찾을 수 있다. 시즈오카는 온천으로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온천 여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할 만하다.

시즈오카 현 곳곳에는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사적이 적지 않다. 낯선 문화를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여행의 고유한 즐거움도 빠지지 않는 셈이다. 가케가와 시의 '가케가와 성'에서는 일본 특유의 우아하고 유서깊은 성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요시다초에 있는 '고야마 성'은 아담하지만 일본 전국시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후쿠로이 시의 '유산사(油山寺)'에 가면 1,200년 전에 세워진 일본식 사찰을 접하게 된다. 시마다 시에서는 옛날 증기기관차를 타고 추억을 되새겨보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사람 좋아 보이는 기관사 아저씨가 하모니카를 불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골프장도 매력 중 하나다. 시즈오카의 골프장은 코스가 부드럽고 겨울에도 즐길 수 있다. 골프장이 각지에 자리하고 있는데 후지산을 바라보는 코스도 몇 군데 있다. 골프와 온천을 함께 즐기려는 골프 애호가들이 찾을 만하다.

하지만 역시 시즈오카는 후지산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3776m의 일본을 대표하는 명산인 후지산의 머리에는 늘 하얀 눈이 덮여 있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그 수려한 멋을 더한다고 한다. 시즈오카 어디에서든 날씨가 좋으면 그 전경을 볼 수 있다.

물론 등산을 경험하는 것이 백미다. 일본 사람들은 누구나 일생에 한번은 오르고 싶어할 정도로 후지산을 좋아한다고 한다. 산을 완전 개방하는 것은 연중 7, 8월 딱 두 달 뿐이다. 이때가 등산의 최적기다. 등산 코스도 그리 험하지 않다.

적당한 장비와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무리하지 않고 오른다면 누구나 등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후지산 중턱까지 자동차 도로가 잘 닦여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더라도 주변 자연경관과 온천 등 휴양시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만하다.

짧아지는길… 내년 3월 시즈오카공항 개항

현재 시즈오카로 가?길은 도쿄 쪽에 있는 하네다공항, 나리타공항이나 아니면 나고야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공항에서 내려 신칸센을 이용하거나 버스를 타면 된다. 그러나 시간이 좀 걸린다. 버스를 기준으로 도쿄 쪽에서는 3시간여, 나고야 쪽에서는 2시간여 달려야 한다. 인천공항-나고야공항 간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매일 6회 취항하고 있다. 1시간 50분 정도면 도착한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는 좀 달라진다.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이 개항하기 때문이다.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은 시즈오카 현의 중앙부인 시마다 시와 마키노하라 시의 사이에 들어선다. 2009년 3월 개항을 목표로 한창 공사중이다. 새 공항이 개항하면 후지산과 가장 가까운 공항이 생기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후지산을 가려면 대부분 도쿄나 나고야 쪽을 통해서 들어갔지만 이제는 바로 갈 수 있게 된다. 공항 이름에 후지산을 넣은 것은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후지산 시즈오카공항 간 항공편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1일 1편으로 취항 의사를 표명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즈오카 현 관광 문의 (02)737-1122, 일본 현지 81-(0)547-46-2844

시즈오카=정녹용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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