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美 불법입국 실태

2008. 7. 2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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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멕시코 국경도시 레이노사에서 한국인과 중국 조선족 등 5명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사건을 계기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불법입국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입국하는 사람들은 대충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멕시코 국민이 가장 많고 이어 과테말라,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하는 중남미 국가 국민 그리고 쿠바를 출발한 불법이민자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에 한국인이 개입된 밀입국 시도는 그 이외의 경우라 할 수 있다.

뭐니뭐니 해도 멕시코 국민이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불법입국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 및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 협정(NAFTA)을 체결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으나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 2000년 410만개에서 2004년에는 3백50만개로 줄어들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제조업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멕시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현재 미국 영토의 절반이 멕시코의 옛 영토라는 인식이 아직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정부가 국경 장벽을 높이고 첨단장비를 설치하여 국경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속 일변도의 미국의 이민정책을 비판하고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 노동자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민법 개혁을 요구해 왔다.

이민자 및 노동자들의 멕시코 본국으로 송금하는 금액이 연간 200억 달러에 가깝다는 것은 멕시코 경제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이민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이민자들로 국경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옛날에는 옷을 머리에 이고 강을 건너면 됐으나 이제 경비가 강화됨에 따라 경계가 비교적 허술한 사막통과를 시도하다가 생명을 잃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다 밀입국을 알선하는 전문조직까지 생겨나고 또 범죄조직이 개입함으로써 불법입국 단가는 5천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멕시코 사람들에 비교하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에서 정처도 없고 미국으로 북상하는 불법이민자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미국 국경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멕시코 범죄조직들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다.

멕시코 폭력조직이 운영하는 밀입국 알선 조직들에 돈을 먼저 지급하고 대형트럭 짐칸에 몸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밀입국 알선 업자들이 엉뚱한 곳에 내려놓고 도주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좁은 공간에서 지내다가 질식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행히 멕시코 정부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 적발되는 중남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기는 했으나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내몰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작년 10월에는 중미국가들의 불법이민자들을 태운 선박이 멕시코 태평양 연안에서 전복하면서 타고 있던 22명 가운데 여성 1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되고 2명은 익사체로 발견됐으며 나머지 19명은 실종됐다.

사고 선박은 과테말라를 출발해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열대성 폭풍을 만나 멕시코 테나와테펙 만(灣)에서 전복됐다. 멕시코 당국은 육로를 통한 불법입국 단속이 강화되고 중요 밀입국 통로로 꼽히던 열차의 운행마저 정지된 상황에서 악천후속에서 불법이민자들을 태운 선박이 육지로 접근하다가 전복한 것으로 추정했다.

중미국가 불법이민자들은 밀입국 알선 업자들에게 엄청난 운송료를 지급하고 있는 데 쿠바에서 미국으로 가기 위해 우선 멕시코에 입국하는 데도 1인당 5천달러 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쿠바 주민들이 멕시코를 경유하여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경우는 불과 3~4년 전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본류가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미국 정부의 해안경비가 강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한 멕시코를 경유해 일단 미국 국경 지점에 도착하기만 하면 망명에 가까운 신분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마피아 조직이 1인당 수 천 달러를 받고 쿠바 탈출에서 부터 미국 입국까지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쿠바 당국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쿠바 정부는 탈출자들이 크게 증가하자 멕시코 정부에 쿠바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쿠바로 송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멕시코 정부는 인도적인 입장에서 선뜻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쿠바 탈출자들은 멕시코에 도착하기만 하면 미국 입국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이 개입된 이번 레이노사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그외의 사례라 하겠다. 이 경우에는 두 단계 이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배달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우선 모집책이 밀입국 희망자를 모집하여 현지 사정에 익숙한 전문조직에 넘기면서 중간에 삥땅을 함으로써 인질사건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국경수비대는 2006년 10월부터 작년 6월까지 멕시코와의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다 적발된 후 추방된 사람은 5만5천545명으로 이는 전년도의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38%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막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자연적 여건이 좋지 않은 애리조나 주 유마 지역을 통해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는 6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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