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묻지마 살인'.. 女공무원 민원실서 피살

2008. 7. 2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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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전과자, 동해시청 침입 흉기 휘둘러… "교도소 가려 범행"피해자는 초등생 자녀 둔 모범공무원… 동료 "아무 이유없이 왜"

30대 남자가 "세상이 싫다"며 대낮에 관공서 민원실에 침입해 근무 중이던 여성 공무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묻지마 살인'이 또다시 발생했다.

■ 범행 상황

22일 오후 1시 10분께 강원 동해시 천곡동 동해시청 1층 민원실에 최모(36)씨가 침입, 고객봉사과 소속 남모(37ㆍ여ㆍ기능9급)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민원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이모(38ㆍ여ㆍ7급)씨에게 부상을 입혔다.

당시 민원실에는 숨진 남씨를 비롯, 공무원 3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으며 최씨는 범행 직후 민원실 문을 나서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직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최씨는 이날 민원실 문을 열고 들어와 "여기 있는 사람이 공무원들이냐"고 소리치며 민원데스크 뒤쪽으로 들어가 신문지로 싸서 손에 들고 있던 흉기를 꺼내 이씨에게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최씨는 이어 민원데스크 출입구에서 세번째 자리인 토지관리팀에서 근무 중이던 남씨의 가슴 등 4군데를 찔렀다. 현장을 목격한 한 공무원은 "점심 식사후 업무를 보던 중 갑자기 부동산 관련 민원데스크 쪽에서 '왜 이러세요'라는 말과 비명 소리가 들린 뒤 순식간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남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으며, 이씨는 동해시청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동해시청 고객봉사과는 12개 분야의 민원팀으로 구성돼 있다.

■ 피해자 주변

한 동료 공무원은 "남씨는 누구보다 민원인들에게 친절하고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면서 "민원인과 동료들에게 칭찬을 받던 사람이 아무런 이유없이 숨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숨진 남씨는 역시 공무원으로 동해시 망상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남편(40)과 매일 전화를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안부를 묻는 금슬 좋은 부부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날 사고를 당하기 직전에도 남씨는 평소처럼 남편과 안부를 묻는 전화 통화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씨는 1995년 2월 지방사무원 10급으로 채용된 뒤 13년간 공직생활을 해왔으며, 1남 1녀의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

■ 범인 주변

최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세상이 싫어져 교도소에 가기 위해 아무 이유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동해시청으로 간 것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큰 건물이 보여서 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해 11월에도 부산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건물에 불을 질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는 등 이른바 '묻지마 범행'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해경찰서는 최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앞서 올 4월에도 이모(36)씨가 강원 양구군 서천 둔치에서 운동 중이던 고교생 김모(18)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세상이 싫어져 아무나 죽이고 싶었다"고 말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동해=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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