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단관.. 맨유당사 모여라" 팬클럽들 '용광로 열정'

2008. 6. 21. 15: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차로 인한 새벽 경기 중계 탓에 '폐인'생활을 거듭하면서도 팀에 대한 충성심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한국의 유럽축구 마니아들. 4만6,000명의 회원을 가진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국내 팬클럽 '맨체스터유나이티드당사'(맨유당사ㆍ www.redsmanuyd.com)와 2,000여명의 회원이 있는 '뉴캐슬당사'(툰코리아ㆍ www.nufc.co.kr) 운영자들에게서 유럽축구 팬클럽의 탄생과 활동 내용을 들어봤다.

■ 단관, 실축, 정모, 공구

팬클럽 회원들은 처음엔 특정 선수를 좋아했다가 그가 소속한 팀과 축구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마니아 형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맨유당사 운영자 김지훈(22·국민대 2년)씨는 "2000년께 온라인 축구게임 오프닝 동영상에서 맨유의 전설적인 선수 라이언 긱스의 환상적인 드리블 장면을 보고 반해버렸다"며 "홍콩 스타 스포츠채널에서 중계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장면을 보고 수많은 관중과 광활한 경기장 등 웅장한 열기에 유럽축구의 맛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축구 팬클럽은 외국에서 홈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한국의 붉은악마처럼 단체응원을 벌이기는 어렵다. 휴가나 방학 때 개인적으로 해외 원정 응원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팬클럽 차원에서 홈 구장을 밟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최근엔 이같은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한 오프라인 응원 무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이 있는 호프집에 모여 경기를 보며 각 팀을 응원하는 유럽식 펍(Pub) 문화, 이른바 '단관'(단체관람)의 유행이 그것. 맨유당사는 지난 5월 챔피언스리그의 결승전 때 서울 신촌에서 단관을 가졌다.

툰코리아는 리그 중에 주로 서울 이태원에서 단관을 연다. 유로2008과 같이 리그별 팀 대결이 아니라 국가간 대항전이 펼쳐질 때는 좋아하는 선수의 나라를 응원하는 풍경도 벌어진다.

친목을 위한 '실축'(실제 축구), '정모'(정기 모임)도 꾸준히 이뤄진다. 맨유당사는 지난해 6월 휴가철 래프팅 모임을 가졌고, 툰코리아는 올해 여름 MT와 축구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유럽축구 팬클럽 간의 실축 경기도 펼친다. 맨유와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의 팬클럽 축구 대회가 7월 열릴 예정이다. 스포츠용품 매장에서 유니폼이나 기념품을 함께 주문하는 '공구'(공동 구매)도 팬클럽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 잠 못 드는 밤은 숙명

8월에 시작해 이듬해 5월 초까지 열리는 유럽 리그는 8시간 안팎의 시차 때문에 국내에는 대개 밤늦게 중계된다. 특히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는 새벽 4시를 훌쩍 넘겨 경기가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않아 이들 팬클럽은 올빼미 생활을 해야 할 때가 많다.

리그 중 대부분의 경기가 토, 일요일에 벌어지기 때문에 조금 무리하면 챙겨볼 수 있긴 하지만, 수면 부족은 이들에게 숙명과도 같다. 하지만 "몸은 피곤해도 이기기만 한다면"이다.

툰코리아 운영자 이정민(22ㆍ서강대 3년)씨는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건 피곤함이 아닌 경기 결과"라며 "팀이 대패라도 하면 다른 팬클럽의 놀림과 짜증 속에서 일주일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생중계를 보는 것도 쉽지 않다. 국내 중계가 빅클럽이나 한국 선수가 진출한 중하위권 팀 위주로 짜여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클럽의 팬들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전전하며 뚝뚝 끊기는 화질의 중계를 봐야 할 때도 많다.

오해와 갈등도 있다. "K리그에도 좋은 팀이 많은데 잘 나가는 외국 클럽만 좋아한다"는 국내 축구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고, 박지성 등 국내 스타 플레이어의 해외 진출로 선수와 팀 응원 사이에 갈등을 겪기도 한다. 맨유당사에서 얼마 전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도 그 때문이다.

■ 축구 마니아에서 코스모폴리탄으로

유럽축구의 국내 팬클럽은 본국의 팬클럽 회원들과 성격도 닮아간다. 영국 뉴캐슬의 팬클럽은 영국 내에서도 팀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높은 팬으로 유명하다. 이정민씨는 "이 팀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라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그런 팀을 좋아하냐'고 놀림을 받아서인지 내부적으로 더욱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뉴캐슬 팬클럽은 이태원에서'단관'을 할 때마다 고향팀을 응원하기 위해 들른 재한 영국인들과 함께 영어 응원가를 부르고, 골을 넣으면 맥주병을 들고 영국식 춤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하면서 국적을 떠나 그들과 하나가 된다. 김지훈씨는"외국 구단을 응원하면서 그 나라의 언어나 풍습, 문화 등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럽축구 팬클럽이 역시 가장 흥분될 때는 숙명의 라이벌과 역사적 결전(더비)이 있을 때다. 영국의 머지사이드 더비(리버풀 대 에버튼), 북동부 더비(뉴캐슬 대 선더랜드), 맨체스터 더비(맨유 대 맨체스터시티) 북런던 더비(아스널 대 토트넘) 글래스고 더비(셀틱 대 레인저스),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AC밀란 대 인터밀란), 로마 더비(AS로마 대 라치오), 스페인의 엘클라시코 더비(레알마드리드 대 바르셀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어쨌든 이들은 '축구 사랑'이란 점에서 하나가 된다. 이정민씨는 "요즘은 유럽팀 팬클럽 회원이나 K리그 팀서포터들의 정신적 만족감에 차이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당사 하이버리 www.highbury.co.kr

뉴캐슬당사 툰코리아 www.nufc.co.kr

맨체스터유나이티드당사 www.redsmanutd.com

리버풀당사 premiermania.net

리즈유나이티드당사 리즈코리아 www.lufckorea.com

# 이탈리아 세리에A

세리아매니아 www.seriamania.com

SS라치오당사 라치오코리아 www.laziokorea.net

인터밀란당사 띠아모인테르 www.tiamointer.com

AC밀란당사 AC밀라니스타 acmilanista.net

유벤투스당사 유베꼬리아 www.juvecorea.com

AS로마당사 라로마코리아 www.laromacorea.com

# 독일 분데스리가

분데스매니아 www.bundesmania.com

바이에른뮌헨당사 www.bayern.zc.bz

베르더브레멘당사 www.ichliebebremen.com

# 스페인 프리메가리가

발렌시아당사 www.valenciacf.co.kr

레알마드리드당사 www.realmania.net

바르셀로나당사 www.culecorea.com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