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들로 본 조선왕조 500년사
'조선왕조 오백년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왕비들을 알면 조선의 역사가 보인다."
왕비들을 통해 조선 500년사를 조명한 '조선왕조 오백년사'(이가출판사)가 출간됐다.
저자인 숭실대 사학과 윤정란 교수는 이 책에서 조선의 첫 왕후인 신덕왕후 강씨부터 명성황후까지 왕비 28명의 삶을 추적, 조선역사를 압축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조선시대는 성리학이 지배하던 시기로 유교적 가치인 남녀유별과 열녀사상은 여성들이 '경전'처럼 받들어야 했던 세계관이었다.
성군이라는 세종조차 "우리 동방의 부녀자들은 문자를 알지 못하므로 정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진실로 다행"이라고 인식했을 정도로 조선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
최상위 지배계층에 속했던 왕비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특히 봉건적 여성관을 따르면서도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왕비들의 삶은 자못 순탄치 않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존을 위해 남성들은 물론, 같은 여성들과도 정치게임을 벌여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법칙'은 참혹했다. 싸움에 패배한 왕비들은 폐비(廢妃)가 되기도 했고, 심한 경우 친정이 풍비박산났다.
하지만 정쟁의 소용돌이를 헤치고 당당히 권력의 중심부에 섰던 인물들도 있었다.
조선의 왕후로는 처음으로 국정을 다스린 세조비 정희왕후 윤씨,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며 20년 이상 조선을 실질적으로 통치한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 등이 그 대표적인 예.
승리의 영광도 있다면 패배의 아픔도 있다.
"후세에는 절대 왕실의 부인으로 태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며 사약을 받아든 광해군의 아내 폐비 유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남편 사도세자의 죽음을 방관해야 했던 헌경왕후 홍씨도 있었다.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의 주도권 싸움을 통해 권력의 정점을 맛봤지만 결국 일본 낭인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도 비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유교적 여성관에 순종하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남성들보다 훨씬 더 기민하게 지지세력을 만들어내고 권력을 휘두를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 바로 조선의 왕비"라고 말했다.
404쪽. 1만3천800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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