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말로만 태평성대, 개혁 소홀히 다뤄 아쉬움 크다

2008. 6. 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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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보현 기자]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16일 77회를 끝으로 종영한 MBC 대하사극 '이산'이 이산(이서진 분)의 죽음과 그의 애민정신에 집중한 나머지 기타 인물들과 정조의 개혁을 담는 것에는 소홀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산' 77회 최종회는 정순왕후의 비중이 급격히 축소돼 지난주 방송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이산' 첫회부터 종영 직전 방송이었던 76회까지 정조의 암살과 음모가 그려졌던 터라 그후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노론벽파 유지를 위해 최석주(조경환 분)를 비롯한 노론세력의 수장들이 목숨을 내놓고 구한 정순왕후(김여진 분)이기에 정조의 죽음을 앞두고 있을 그녀의 재기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회에는 살아남은 정순왕후의 일상과 훗날 대리청정을 하는 모습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아쉬움을 줬다. '이산' 최종회에서 정순왕후의 모습은 이산이 병을 얻어 몸져누웠을 때 영조의 초상화를 보고 "그토록 미워하고 원망했던 주상인데 자리에 누웠다는 소식을 듣고도 기쁘지 않습니다"라며 이산의 건강을 걱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을 때가 전부였다. 정조와 적대관계인 인물 중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정순왕후의 모습치고는 허술하게 마무리 지은 것이 아니냐는 평이다.

또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 정조의 업적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그려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분명 '이산' 최종회에는 정조의 애민정신이 빛났다. 효창원을 찾아간 이산이 대수(이종수 분)에게 "백성이 근심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하는 대목은 성군으로서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애민정신은 있고 개혁은 없었다. 도성에 화폐의 씨가 말라 급히 청전을 들여오지만 위화가 난무하면서 백성들의 반발이 거세졌던 것. 이에 정조는 정약용과 박제가와 같은 실학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세우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는 최종회 뿐 아니라 지난 방송에서도 드러났던 문제점이다. 그동안 '이산'에서 정조가 개혁을 하려는 움직임과 시도는 보였지만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 업적의 결과물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

항상 백성을 우선시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그들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이산이었다. '이산'이 그의 애민정신에만 멈추지 않고 그 업적과 이후에 대해서도 다뤘으면 좀더 탄탄한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그가 노력했던 결과물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무조건 '태평성대'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그동안 숱한 화제를 뿌렸던 '이산'은 이날 28.6% (TNS 미디어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서보현 zmsdodc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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