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소고기 추가협상 ,극도 보안속 '브리핑'도 없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한미 양국 통상·농업 협상단은 14일(현지시간) 이틀째 소고기 추가협상을 벌였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협상장인 USTR 청사로 직행해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협상한 김 본부장은 휴일인 14일에도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 약 3시간30분 동안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취재진의 접근이 차단된 채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고 있다. 양국 관계자들은 협상이 어렵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협상장에는 김 본부장, 박덕배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 최석영 주미대사관 경제공사, 이양호 주미대사관 농무관 등 한국 측 8명과 슈워브 대표, 농무부 실무진 2명 등 미국 측 6명이 참석했다. 김 본부장과 최 공사 등 한국 협상단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협상장에 들어갔다 나와 섭씨 30도를 훨씬 웃도는 워싱턴의 날씨 만큼이나 분위기가 뜨거웠음을 내비쳤다.
첫날 '실효성 있는 회담이 되게 하겠다'고 다짐했던 김 본부장은 이날 "끝나고 서울에 가서 (발표)하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주미 대사관도 보도자료를 통해 "김 본부장의 워싱턴 체류기간 중 협상의 진행 상황과 결과를 브리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협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불가피한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오후 5시32분 USTR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내일은 하루 쉬기로 했다. 서로 내부 협의를 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말만 남긴 채 사라졌다.
슈워브 대표는 16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대화 회의에 참석하기로 돼 있으나, 이날 오전까지는 워싱턴에서 소고기 협상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첸 하멜 USTR 부대변인은 '상호 동의할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거듭 밝히면서 "협상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전적으로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양국 협상단이 이틀째 회담 후 일단 휴회한 뒤 내부 협의를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모종의 타협안이 마련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틀간의 추가 협상을 통해 마련한 절충안을 놓고 양국 정부와 내부 협의를 거친 뒤, 16일쯤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icykar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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