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생사 갈리는 울릉도 응급환자

2008. 6. 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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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수산업 전진기지인 울릉도 주민들이 열악한 의료시설과 응급환자의 신속한 육지 후송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울릉군과 주민들은 '도서 낙도 환자후송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육지로 후송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료 사각지대=지난달 21일 오후 8시30분쯤 경북 울릉군 울릉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허모(11)양이 울릉읍 도동리의 친구집 2층 옥상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후송을 요청받고 강원도 동해해경 헬기가 오후 10시35분쯤 울릉도까지 출동했으나 기상 악화로 착륙하지 못했다. 해경 헬기는 다음날 오전 4시50분쯤 재출동해 사고 발생 9시간 만에야 육지 병원으로 옮겼으나 허양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3일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따르면 울릉도에는 의료시설이 보건의료원과 치과 1개소가 전부이며 보건의료원에는 치과와 한방과를 포함, 18명의 공중보건의가 근무하고 있다.

이 탓에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시간을 다투는 응급환자는 헬기로 50분이 소요되는 강원도나 경북 등 육지로 후송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기상 악화로 헬기 지원이 불가능하면 5∼6시간이 소요되는 경비정이나 정기여객선으로 환자를 후송해야 한다.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수술 등 치료할 수 없어 육지 종합병원으로 후송한 응급환자는 올 들어 지금까지 65회 79명으로 나타났다. 또 2007년에는 124회 158명을 비롯, 2006년 85회 102명, 2005년 109회 124명, 2004년 82회 95명에 이른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9년 동안 총 823회 986명에 이르러 발생 횟수만으로 보면 4일에 1회, 환자는 3.3일에 1명꼴로 육지로 후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육지로 후송된 환자를 이동수단별로 보면 동해해경청 헬기 11회 11명, 경비함 8회 9명, 여객선 46회 59명이었다.

이처럼 응급환자의 육지 후송시간이 길어지면서 제때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해 섬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후송체계 마련 시급=이번 허양의 사고를 계기로 응급환자 육지 후송체계 마련과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울릉도에서 후송업무는 대부분 해군과 해경헬기가 담당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독도경비함 삼봉호 탑재헬기가 울릉도에 주둔하는 해군 제118조기경보전대 헬기장을 사용하기 위해 해군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환자 후송은 해경이 담당한다'고 협약해 해군은 후송업무에서 한발 빼게 됐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야간 환자 후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입장이다.

울릉군과 주민들은 "야간이나 기상 악화 시 울릉도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해경은 물론 해군도 후송을 담당하는 한편 소방방재청에서 후송업무를 전담하는 등 새로운 환자수송 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정부가 발벗고 나서 도서 낙도 환자후송특별법을 제정,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육지로 후송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오는 10일 도청에서 울릉도 응급환자 육지 후송 대책회의를 연다.

포항=장영태 기자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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