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질이役 미워 마세요"

2008. 5. 20. 1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구, MBC'스포트라이트'수습기자 열연

"딱딱한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을 주는 편안하고 재미있는 이순철 사랑해주실 거죠?"

기자의 세계를 다룬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극본 이기원, 연출 김도훈)에서 수습기자로 등장하는 진구(28)를 만났다. 진구는 자신의 선배인 서우진(손예진 분)이 대학 동기라는 이유로 맞먹으려 들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등 유들유들하고 코믹한 캐릭터인 이순철 역을 맡았다.

기자들의 세계를 다루는 이 드라마를 준비하기 위해 실제로 그는 사회부 회식에 참여해 수습기자들과 함께 시간을 갖고 동행취재를 해보기도 했다. "원래 기자 하면 딱딱한 이미지도 있었고 안 좋은 내용의 기사가 나면 기자가 밉기도 했어요." 하지만 동행취재하면서 수고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오랜만에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뺀질거리는 역할이라 혹시 이 직업에 계신 분들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드리게 될까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귀여운 사회 초년생의 반항이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좌충우돌 사고뭉치 진구는 자칫 딱딱해질 드라마 분위기에 윤활유의 역할이다. 기자 역을 맡았으니 '물먹다' '하리꼬미' '뻗치기' 등 기자들이 쓰는 용어를 아는지 물어봤다. 진구는 이렇게 웃고 넘어갔다. "모르는 게 나아요. 어차피 막 입사한 수습기자인데 너무 기자 같으면 안 되잖아요." 일리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이 연기하는 직업에 대한 고민은 적지 않게 해봤다. "일본 드라마 '미녀 혹은 야수'를 봤는데, 대사 중에 '말 한마디로 사람 목숨이 좌지우지되는 게 우리 일이다. 불쌍한 사람도, 악인도 어느 편에 서도 안 된다'라는 대목을 보고 갈등이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진구는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의 아역으로 나오며 데뷔 초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그 뒤 빠른 추락을 맛봤다. "몇천 통씩 오던 팬레터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인기는 정말 빨리 생기고 하루아침에 없어진다는 것을 알았죠." "지금 생각하면 고마운 경험이에요. 빨리 떨어져 봤으니까요." 오디션에서 떨어지기도 많이 떨어졌다. 그 뒤에 '기담' '비열한 거리' '달콤한 인생' 등에 나왔지만 모두 어두운 역할이었다.

"이순철이 제 성격하고 좀 더 비슷하죠. 지금까지 했던 연기는 어둡고 거친, 현실에서의 저의 모습과 좀 다른 면이 많았는데, 현실의 저와 비슷한 역을 하려니 오히려 더 어렵네요."

어떤 배우를 닮고 싶으냐는 우문에 "누구를 닮기보다는 나만의 색을 찾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연기의 폭을 넓혀나가겠다"는 현답을 준 진구에게서 무한대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박세영 기자(sypark@heraldm.com)

사진 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