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지진 참사 1주일..'전염병 재앙' 현실로

2008. 5. 19. 18: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지진이 강타한 지 일주일째인 청두지역은 전염병과 민심 이반 조짐이라는 또다른 소용돌이가 밀려오고 있다.

전염병인 괴저병에 걸린 사람은 벌써 58명이나 발생했다.

빈부격차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등 혼란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19일 청두시에서 40㎞ 떨어진 텅저우시.이곳의 한 무너진 건물에서 시신을 수습하던 구조대원 왕씨는 "부패 냄새가 심해서 탐사장비가 필요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는 악취의 강도를 높이고 있었다.

생존자들이 무너진 집터 앞에 만든 거적 천막집의 위생도 엉망이다.

딸 둘과 함께 천막에서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 리천밍씨는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지만 씻을 곳도 없어 사는 게 더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텅저우에서 70㎞ 떨어진 쓰팡현도 마찬가지였다.

커다란 약통을 둘러멘 의료진이 길이며 텐트며 심지어 사람에게도 약을 뿌려댔다.

중국 당국이 3622만㎡ 지역에 소독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피해지역이 워낙 넓어 효과는 의문이다.

"괴저병이 최초로 발생한 지난 14일 이후 날마다 환자 수가 늘어가고 있다"는 청두 화시병원 전염병센터 탕훙 주임의 말은 다급한 상황을 알려주고 있었다.

괴저병은 상처를 통해서만 전염되지만 일단 감염되면 급속히 번져 사망률이 높다.

중국 위생부는 지난 1주일 새 319명의 전염병 전문가들을 청두로 급파했다.

물이 오염되고 날이 더워지면서 콜레라 발병도 우려되고 있다.

주인을 잃은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광견병 주의보도 내려졌다.

이번 대지진으로 문화유적도 손상됐다.

쓰촨성에서만 국가보호급 문물이 45점,성단위 보호문물 59점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사당인 복룡관은 지면이 내려앉고 금이 갔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갈공명의 사당인 우허우츠(무후사)도 일부 건물에서 기둥이 부러지고 벽에 균열이 갔으며 두보초당은 건축물 10여채가 붕괴됐다.

국무원 민정부는 18일 정오까지 접수된 중국 국내의 구호성금과 물자가 89억4500만위안(약 1조33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구호품이 답지하고 자원봉사자가 줄을 서는 등 단합된 것처럼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흉흉한 소문이 돌며 민심이 이반되는 조짐도 나타난다.

청두에선 "지난 17일 저장성 원주에서 성화 봉송 중 일어난 자동차 폭발사고가 사회불만세력이 꾸민 일이고 이에 따라 정부가 성화 봉송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 시민은 "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날림 집과 낡은 건물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빈부격차가 희생자를 늘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청두에 자리잡은 인텔과 도요타 공장은 다음 주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중국 2위 TV업체인 창홍전자도 생산을 개시한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지진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0.4∼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쓰촨성은 중국 전체 식량과 채소 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청두ㆍ텅저우ㆍ쓰팡=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