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들 "한우 살리자" 가격파괴.."거품빼면 승산있다"

2008. 5. 13. 18: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ㆍ유통 거품 빼면 승산있다" 영농법인들 속속 직판체제 전환

ㆍ수입 쇠고기값으로 1등급 '실컷'…평창 등 '대박'

"맛 좋고 안전하면서도 값싼 우리 쇠고기를 드세요. 진짜 그런 쇠고기를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축산농들입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한우의 가격파괴를 선언하는 영농조합법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직판체제로 전환, 부풀려진 유통 거품을 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축산농가들이 수입개방에 맞서기 위해 뜻을 모아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강원 평창군 대화면에 위치한 '평창 한우마을 본점 정육플라자'엔 평일임에도 쇠고기를 사려는 500~600명의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정육점 문을 나서던 김영수씨(56·서울시)는 "수입 쇠고기 값으로 1등급 한우를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았는데 정말 값이 싸 놀랐다"며 "다음 달에 가족과 함께 다시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우사육농가 등 주민 10명이 1억원씩 출자해 만든 평창한우영농조합법인이 지난달 17일 개장한 '평창 한우마을'은 수입개방으로 위기에 처한 한우업계가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평창 한우마을'이 한우 등심 100g에 4000(황소)~5800원(암소), 불고기(100g) 1800~1950원 등 시중가격보다 30~40% 저렴하게 질 좋은 쇠고기를 내놓자 개장 초기부터 주말마다 2000여명의 손님이 몰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대박' 행진에 자신감을 얻은 영농조합 측은 곧 이어 인터넷 쇼핑몰(www.pchw.co.kr)도 개설하고 지난 10일 진부면 간평리에 2호점을 오픈했다.

영농법인 대표 김진훈씨(45)는 "지난 12일까지 인근 축산농가에서 공급받은 한우 70여마리를 도축, 판매해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축산농가를 돕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직판점에서 예상 외의 수익이 나 '도랑 치고 가재도 잡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축산농들에게 농·축산물시장의 최고 시세보다 마리당 30만~50만원을 더 주고 도축용 소를 구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전라도, 경상도 등 20여곳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평창뿐 아니라 한우사육 농가가 많은 타지역에서도 직판체제 전환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솔잎생균제 사료를 사용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경남 하동축산업협동조합의 '하동솔잎한우'도 조만간 하동읍과 남해고속도로 주변에 직거래점을 열기로 하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대구 팔공상강한우는 지난해 12월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에 직영 한우식당을 개점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수성구 황금동에 2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또 강화군은 현재 축협의 계통출하를 통해 유통되는 강화섬 한우의 판매망 확대를 위해 인터넷 판매를 준비 중이다.

이곳의 축협도 28억원을 들여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강화섬 한우 전문판매점을 세울 계획이다.

한우사육 축산농가들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1~2년 전부터 직판체제를 갖춘 경북 예천 지보면이나 전남 순안, 영월 다하누촌 등은 이미 명소화된 지 오래"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할 경우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승현·김한태·최슬기기자>

[스포츠칸 '온에어' 원작 연재만화 무료 감상하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