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의 3세대 데이터 서비스, 오즈(OZ)

2008. 4. 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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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LGT는 최근 3세대 데이터 서비스인 '오즈(OZ)'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KTF의 '쇼(Show)'와 SKT의 '티 라이브(T Live)'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LGT까지 가세함에 따라 치열한 3파전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오즈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 3G 서비스와는 궤를 달리한다. 또, 어떤 꽁수로 우리 지갑을 털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백안시를 뜨고 볼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보기 드물게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고 칭해도 무리가 없다.

사실 그 동안 이동통신사들은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에만 집중했었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일부러 제한하거나 막아버리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사람을 향하는 기술이 아니라 돈을 향하는 기술만 가득했던 것이 한국의 이통사들이었다. 그런 이통사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 현대자동차의 옵션질을 욕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 다니는 사람들은 이통사 욕하고...

3G 서비스,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3G 서비스가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도무지 어떤 부분에서 더 나아졌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 영상통화를 이용해본 사용자는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SKT의 경우, 2007년 12월 기준으로 영상통화의 이용 비율이 전체 3G 이용자의 30% 이하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그마저도 호기심에서 한두 번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라서 통신사들도 영상통화 이용비율의 발표를 꺼리고 있다. 게다가 내 주위에서 영상통화를 이용해서 결혼에 골인하거나 아들로부터 TV를 선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뒤늦게 3G 서비스를 시작하는 LGT는 3세대 이동통신의 핵심을 영상통화가 아닌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기획했다. 3G 서비스의 핵심은 영상통화뿐만이 아니라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바탕으로 더 쾌적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자사의 웹 접속 방법인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를 통한 접속만을 지원하는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만을 고집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를 압박하여 와이파이(Wi-Fi) 접속 기능을 끊임없이 제한해왔다. 이런 불합리한 관행에도 정보통신부는 손을 놓고 있었고,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정통부, 공정위, 기업들이 담합하여 소비자들을 괴롭혀왔던 것이다.

LGT의 3G 서비스의 특징은?

LGT는 국내 최초로 직접 웹 접속이 가능한 플랫폼을 휴대폰에 탑재했다. 이동통신사들의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를 통한 매출은 전체 매출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LGT의 이런 결정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LGT가 소비자들에게 무선망을 개방한 이유는 무엇일까?

LGT의 오즈는 CDMA 2000 방식의 3세대 서비스로, KTF의 쇼(Show)와 SKT의 T가 유럽식 WCDMA방식을 채택한 것과 비교한다면 기술의 차이가 존재한다. LGT가 채택한 리비전 A 방식의 3G 서비스는 미국의 스프린트 넥스텔 등 19개국 27개 사업자만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KTF와 SKT가 채택한 WCDMA방식에 비해 다운로드 속도가 느린 편이고, 호환성도 부족하다.

이런 차이 외에도 경쟁사에 비해 1년이 늦은 시장 진입과 3위 업체라는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하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이것이 바로 망 개방이라는 이통사들간의 암약적인 담합을 깨게 된 동기가 된 것이다. LGT의 변화가 반갑지만 역시 완벽한 천사표 변화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변화라도 너무나 고마울 뿐이니 우리나라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얼마나 잘 길들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오즈의 파격적인 요금정책어쨌든 LGT의 오즈 3G 서비스는 망개방이라는 최고의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에 높은 가격적 부담감을 느껴온 것도 사실이다. 이에 LGT는 1개월 월정으로 6천원이라는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제시했다. 사실 6천원의 월정액은 기존 이통사들이 휴대폰으로 벨소리만 다운 받아도 나가던 금액이었다. 게다가 망 개방으로 인해 일반 웹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정보이용료를 따로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장점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3G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월 2만 6천원, KTF가 2만 4천원인 것에 비한다면 1/4 수준의 가격이다. 오즈는 사용자가 실수로 접속하던 무선인터넷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과 볼거리를 갖춘 진정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노리고 있다.

풀 브라우징 탑재

오즈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반 웹사이트를 풀 브라우징할 수 있는 휴대폰이 시급하다. 현재 LGT는 터치웹폰 LH2300과 캔유 801EX의 2종류의 풀브라우징 휴대폰을 내놓았다. 이 휴대폰들은 일반 휴대폰의 해상도에 2~4배에 달하는 WVGA(800×480) 해상도를 지원하여 웹 서핑 시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현재로써는 2종의 휴대폰만이 오즈 전용 폰으로 나와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은 좁은 편이다. 연말까지 10종의 휴대폰을 더 내놓을 예정이지만 아직은 비싼 가격과 CPU 퍼포먼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국내 홈페이지들 대부분이 멀티미디어 파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속도 면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더 큰 약점도 존재한다

휴대폰용 CPU의 한계와 3인치 이하의 작은 LCD로 인해 완벽한 웹서핑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아직 불거지지는 않았지만 망 부하 문제도 점차 드러날 것이다. 현재는 주파수 대역을 나눈 7개의 FA중 3개를 데이터로 할당한 후에 그 중 한 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여유가 있지만 추후 사용자가 늘어날 경우에는 속도 저하가 우려된다.

IT칼럼리스트 김정철 씨는 디지털 기기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블로그(blog.naver.com/gizmoblog)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바이킹닷컴 이사로 재직 중.

LGT 쪽에서는 기존 음성망 용량을 확대하는 기술과 추가 설비투자를 통해 망 부하 문제를 대비하고 있다. 그 밖에 액티브X나 플래시(9.0버전) 등 인터넷플랫폼 차이로 인해 웹서핑이 제한되는 것도 고민거리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약점은 자동 로밍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입자 인증모듈(USIM)이 없기 때문에 다른 휴대폰과 바꿔 쓸 수 없다는 단점도 오즈의 태생적 한계이다.

다양성의 증가가 소비자를 이롭게 한다국내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대부분 나라에서 한 가정의 통신비는 약 5만원 ~10만 원 선이다. 그에 비해 국내 가정의 평균 통신비는 약 15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로 인해 국내 이통사들의 순이익률은 해외 이통사의 2배가 넘는 편이며, 심지어 5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가진 미국의 한 이통사보다 1,500만 명에 불과한 국내 한 이통사의 순이익률이 높기도 하다.

폭리에 가까운 국내 이통사들의 요금구조 속에서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기존 서비스 대비 1/4가격에 불과한 LGT의 오즈 서비스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몇 가지 약점이 존재하지만 그런 약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저렴하고, 쓸만한 서비스인 오즈의 성공이 국내 소비자들의 편익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를 지지해야지만 소비자들도 좀 더 저렴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2만 6천 원짜리 서비스와 6천 원짜리 서비스 중에 2만 6천 원짜리 서비스를 선택하는 똘아이 소비자들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그런데 놀랍게도 존재하고, 그게 우리나라 국민이라는 점이 절망적일 따름이다.

김정철 버즈리포터(http://blog.naver.com/gizmo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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