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인수전 '2라운드'

2008. 4. 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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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혜 의장이 `캐스팅보트'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제일화재 인수전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인수 제안을 거절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일화재 최대주주 김영혜 이사회 의장이 메리츠화재와 인수 가격 협상에 나서면서 `우호적 인수.합병(M&A)'의 불씨가 살아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29일 김 의장의 지분을 주당 3만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다시 한번 보내기로 했다.

◇ `캐스팅보트' 쥔 김영혜 의장 = 시장은 김영혜 의장과 한화그룹을 같은 편으로 여겨 왔다. 메리츠화재가 처음 답변 시한으로 제시한 24일 김 의장이 `인수 제안을 거부한다'고 답변했을 때도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재협상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후 물밑에서 협상이 이뤄졌다.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2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처음엔 컸던 인수 가격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는 협상 과정에서 좁혀졌다.

`정식으로 서면 제안해 달라'는 김 의장 요청으로 `주당 3만원'의 인수 가격이 김 의장에게 서면으로 전달됐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처음 제시한 `주당 1만5천525원'의 두 배 수준이다. 김 의장의 전체 지분(553만7천245주.20.68%)으로 따지면 1천661억여원에 경영권을 요구한 것이다.

원 부회장에 따르면 김 의장은 가격 이외에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수차례 문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시한인 27일 오후 6시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의장의 이런 행보는 지금껏 취해온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한화그룹과 제일화재를 통해 알려진 김 의장의 입장은 "인수 가격과 상관 없이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또 김 의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경영권 방어를 요청해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나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김 의장이 메리츠화재와도 협상에 나선 것은 `인수 제안' 카드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고민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향후 전개 방향은 = 상황은 1차적으로 김 의장이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이다.

김 의장이 메리츠화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인수전의 무게 중심은 단숨에 메리츠화재 쪽으로 기운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김 의장은 79만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이 23% 선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메리츠화재 측 지분 11.465%를 더하면 지분율은 45% 안팎에 달한다.

김영혜 의장 지분을 뺀 한화그룹 지분은 이날 공시된 내용을 기준으로 10.33%에 불과하다. 한화는 여기에 추가로 매입한 지분이 있다고 하지만 독립적으론 큰 힘이 되기 힘들다.

메리츠화재는 29일 보낼 제안서에서 김 의장의 기존 지분은 주당 3만원에, 한화그룹이 사들인 지분이나 김 의장이 M&A 선언 후 추가 매입한 지분은 주당 2만원에 사겠다고 제안할 계획이다.

게다가 KB자산운용(6.55%), 제일화재 및 이영두 회장(4.5%)도 메리츠화재 쪽으로 붙을 가능성이 크다.

김 의장이 메리츠화재의 제안을 거절하면 메리츠금융그룹과 한화그룹 간 지분 확보 경쟁으로 간다.

메리츠화재 원 부회장은 "그 경우에도 관련 법령에 따라 승인을 얻은 후 공개매수 절차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추가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매수 가격은 3만원보다 낮아질 공산이 크다. 원 부회장이 "3만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산다면 그 가격은 아니다"라며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매수 가격에 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 공개매수 시점도 대주주 변경 승인 이후라고 밝혔다. 대주주 변경 승인까지 신청 이후 1∼2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과열된 제일화재 주가가 냉각된 이후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공개매수 이전에 장내 매수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측은 이날 "공시한 것 외에도 계열사를 통해 제일화재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며 "이는 김승연 회장과 김 의장 간 합의에 따른 것으로 제일화재를 계열사로 인수한 뒤 한화손해보험과 통합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제일화재 주가는 개장과 함께 하한가까지 떨어졌다가 기자회견 직후 상한가까지 반등한 뒤 이후 소폭 떨어지는 등 요동을 쳤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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