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에 환호하고 인순이에 열광하다

2008. 4.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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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수현기자]['2008 머니투데이 봄음악회' 3000 관객몰려 대성황]

인순이, 그녀는 역시 '한국의 디바'였다. 폭발적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매너, 그리고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말솜씨.. 4월의 마지막 주말,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에도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채운 3천여 관객은 그렇게 그녀의 매력에 푹빠졌다.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08 경제인을 위한 머니투데이 봄 음악회'는 클래식과 뮤지컬 가요를 아우르는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 한 '가장 맛있는 만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황금빛 드레스를 입고 트레이드 마크인 사자머리를 한 인순이가 무대에 오른 순간, 그녀가 '거위의 꿈'으로 자신의 지나온 30년과 앞으로의 30년을 이야기하고, '무인도'와 '열정'으로 그 넓은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너무나 좁게 만들던 순간, 3천여 관객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와 열광으로 화답했다.

◇ 1부 - 밝고 우아한 클래식의 향연

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서곡'으로 힘차게 문을 열었다. 서울아트오케스트라(지휘 최선용) 단원들의 힘찬 총주(tutti)로 시작된 박쥐서곡은 이내 오보에 연주로 등장한 테마를 각 악기군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오케스트라 특유의 풍성한 음질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어 소프라노 오은경 세종대 교수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로시니의 '방금 들린 그대의 목소리'(Una voce poco fa)를 부르며 악기로서의 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관객들에게 입증했다. 특히 '방금 들린 그대의 목소리'의 오케스트라의 휴지부에서 오 교수는 유려한 기교와 폭넓은 음역대를 마음껏 과시해 관객들의 숨을 멎게 했다.

오 교수와 테너 나승서 서경대 교수의 듀엣곡 'I Love You So'는 실제 연인이 부르는 노래 마냥 사랑스럽고 감미로웠다. 연주 중간에 오 교수와 나 교수가 우아한 왈츠를 선보여 마치 파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이어 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의 연주가 이어졌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연주해봤을 법한 악기인 하모니카가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이루며 내뿜는 음색과 음량은 기존 하모니카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전제덕은 영화 미션의 테마곡 'Gabriel's Oboe'를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의 협주로 연주하며 원곡과는 또다른 매력적인 음질을 만들어냈다. 하모니카 특유의 경박한 음색은 사라지고 고급스럽고 풍부한 음색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시각장애를 딛고 하모니카 연주자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전제덕의 인생역정은 음악의 감동을 두 배로 더했다.

◇ 2부 - 경제인들에게 에너지를 듬뿍

1부가 우아한 클래식과 영화음악의 향연이었다면 2부는 그야말로 흥겹고 신나는 음악들의 연속이었다.

서울아트오케스트라가 이번에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모음곡으로 2부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팡파르를 연상시키는 힘찬 도입부와 트롬본의 글리산도는 2부 무대를 예고하는 듯 유머러스하고 활기찼다.

이어 무대에 선 뮤지컬 스타 김선영과 민영기는 각각 캣츠의 '메모리'와 지킬앤 하이드의 '지금 이순간'을 부르며 우아하고 매혹적인 뮤지컬 음악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둘다 지난해 남녀 뮤지컬 주연상을 수상한 스타들이다. 메조소프라노의 음색을 소유한 김선영은 특유의 깊이 있고 감성적인 목소리로 '메모리'의 느낌을 십분 살려냈다.

이어진 원더걸스와 인순이의 무대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 지난해 최고의 히트곡인 텔미로 일약 '국민여동생'으로 떠오른 원더걸스의 등장은 클래시컬한 음악을 감상하느라 쌓인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아이러니' '이 바보'를 부르면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분위기는 '텔미'에서 절정을 이뤘다. 원더걸스의 텔미댄스에 관객들도 세종문화회관이 주는 무거움과 점잖음을 벗어던지고 열띤 호응을 보냈다. 젊은층 못지않게 중장년층의 반응도 뜨거웠다.

인순이의 무대는 왜 그녀가 '가요계의 디바'로 불리는지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인력, 탁월한 가창력과 춤솜씨 모두 최고였다.

특유의 부풀린(?) 사자머리와 화려한 황금빛 무대의상을 차려입은 인순이가 무대에 들어서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순이는 "앞서 무대에 선 원더걸스가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가요계 선배 다운 후배사랑을 과시했다. 그녀는 "원더걸스의 텔미가 지난해 최고의 가요가 아니었느냐"고 말한 뒤 "그러나 지난해 내가 '거위의 꿈'으로 텔미를 누르고 딱 한번 1위를 차지했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숱한 차별을 받아야 했던 인순이의 인생과 "그래도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믿어봐요"라는 노랫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녀는 이어 경쾌한 분위기의 '무인도'로 분위기를 후끈 달궈놓았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인순이는 예정에 없던 '열정'을 부르기 시작했다. 흥이 오른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몸을 흔들며 뜨겁게 호응했다. 인순이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넓은 무대를 가로지르며 열띤 춤과 노래를 선보였고 인순이가 지나갈 때마다 가까운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뜨겁게 반응했다.

'열정'을 끝으로 퇴장한 인순이를 관객들은 놔주지 않았다. 뜨거운 박수와 열띤 환호로 기어이 앙코르 곡을 받아낸 것.

다시 무대에 등장한 인순이는 "사실 오늘은 내 결혼기념일"이라고 입을 뗐다. 그러자 객석에선 환호와 함께 "함께 파티를 하자"는 말이 터져나왔다. 인순이는 앙코르곡으로 '친구여'를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소리를 지르고 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면서 인순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인순이의 무대로 절정에 오른 음악회는 서울아트오케스트라의 'Hooked on Classic'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토 1번의 웅장한 도입부로 시작한 이 곡은 바로 이어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이 이어지더니의 모차르트의 '아이네클라이네나흐트무지크' 베토벤의 '합창' 비제 '카르멘서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 등 우리 귀에 익숙한 클래식 명곡들이 메들리 형식으로 이어지며 흥을 돋웠다. 연주 중간엔 폭죽이 터져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이날 STX에 근무하는 딸에게 표를 받고 음악회장을 찾았다는 이진숙(52)씨는 "음악회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수 있게 잘 짜여졌다"며 "오랜만에 정말 좋은 음악회를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CJ에 근무하는 홍혜연(30)씨도 "얼마 전 모 가수의 콘서트에 갔었는데 오늘 음악회가 훨씬 재밌었다"며 "앞으로도 머니투데이 음악회를 계속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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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현기자 so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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