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은 영원하다! "죽지않아 쾌도 홍길동"(종영4)

2008. 3. 2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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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세연 기자]

홍길동은 비록 사람들의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마음속에서 만큼은 결코 죽지 않았다.

26일 방송된 KBS 2TV '쾌도 홍길동' 24회 종영 방송에서는 죽었으되 죽지 않은 홍길동의 모습이 그려지며 유종의 미를 거둬냈다.

창휘(장근석 분)와의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길동(강지환 분)은 활빈당 등 백성의 힘을 모아 광휘(조희봉 분)를 몰아내고 창휘를 왕으로 옹립했다. 하지만 길동은 결코 창휘 앞에 무릎을 꿇거나 머리를 조아리지 않았다. 길동은 왕의 신하가 돼 받드는 게 아니라 백성의 위치에 서서 왕으로 하여금 백성들을 지키게 할 것이라는 의지를 누차 다졌다.

길동은 자신은 왕을 감시하는 백성이 될 것이라며 창휘에게 부디 성군이 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창휘는 사인검이 가짜라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위민(爲民)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은혜(김리나 분)이 퍼뜨린 홍길동전이 기존 신분 질서와 왕권을 위협하는 기제가 되면서 양반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창휘는 끝내 길동과 맞서게 됐다.

신분제가 혁파되지 않는 한 서로에게 필연적으로 칼과 봉을 겨눌 수 밖에 없는 사이였던 왕족 창휘와 서얼 길동. 이들은 새 세상을 꿈꾸며 광휘(조희봉 분)를 몰아내는 데 힘을 모았지만 결국 다른 길로 돌아서 이젠 서로를 겨누게 됐다.

길동은 활빈당을 지키고 왕에 맞서는 것으로, 창휘는 그런 활빈당을 쳐 기존의 세상을 지키는 것으로 마주섰다. 창휘는 "홍길동이라는 칼을 부러뜨리겠다"고 냉정하게 선언하면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는 명분으로 활빈당을 친 것이라 공표했다.

이에 길동은 끝까지 활빈당 산채가 있는 마천산을 지키겠다며 관군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시각 노상궁(최란 분)과 류대감은 "두 사람의 세상은 같이 갈 수 없다"며 이녹을 만류했지만 이녹은 "길동이가 죽도록 걱정된다"며 활빈당 산채로 향했다. 산채에 도착한 이녹은 길동에게 싸움을 멈추면 안되냐 물었지만 길동은 "멈출 수 없기에, 멈추면 안되니까 계속 싸우는 것"이라며 이녹을 이해시키려 했다.

하지만 길동은 이녹을 다시 창휘에게 돌려보냈다. 자신의 곁에 있겠다는 이녹을 보내며 가슴이 미어지는 길동과, 더는 이녹을 보내줄 수 없는 창휘. 하지만 이녹은 창휘에게 "내가 선택한 세상은 길동이의 세상"이라며 "내게 길동이는, 내가 살기 위해서 참지 못하는 그런 소중한 사람"이라며 자유롭게 보내줄 것을 청했다. 결국 창휘는 이녹을 놓아주고 활빈당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우여곡절 끝에 길동과 재회한 이녹은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여기야. 그걸 지키려고 싸우는 날 막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다. 끝내 함께일 수밖에 없는 길동과 이녹은 "왕도 양반도 천민도 없는", "모두가 건너가고 싶은 꿈" 활빈당 산채에서 누구보다 든든한 백성들과 함께 꽃피는 봄을 기다리며, 불안한 듯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관군과 활빈당의 싸움이 재개됐다. 길동은 곰이(맹세창 분)를 해명스님(정은표 분)과 함께 산채 밖으로 내보내며 다음 세상을 기약할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매복해 있던 관군에 의해 연씨(문세윤 분)가 희생됐고, 무욕(無慾)의 소박한 하루하루를 영위해 오던 어느날 활빈당은 빗줄기같이 쏟아져 내리는 불화살을 마주했다.

조선 백성들의 유토피아인 활빈당 산채에서 새 세상을 꿈꾸던 길동과 이녹, 수근(박상욱 분)과 말녀(차현정 분), 그 외 수많은 백성들은 서로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긴 채 흐드러지게 폈다가 진 꽃이 됐다. 그들의 가슴 속에 타오르던 열정과 같이, 다음날 활빈당 산채는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그렇지만 활빈당은, 홍길동은 죽지 않았다. 해명스님은 제2, 3의 길동에게 "홍길동은 죽지 않는다"는 명제를 일깨워줬다. 홍길동은. 어느 시대이건 세상을 똑바로 겨누고 노려보며 바꾸어가려는 기상을 가진, 영원불멸한 이 시대의 수많은 영웅들을 일컫는 것이다.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은 '쾌도 홍길동'의 종영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 종료 직후 '쾌도 홍길동' 공식 홈페이지에는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아름답지만 슬픈 결말"이라며 새드 앤딩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다른 시청자들은 "정말 의미 있는 드라마"라며 '쾌도 홍길동'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드러냈다.

한편 27일 오후 9시 55분에는 '쾌도 홍길동 스페셜'이 방송된다.

박세연 기자 psyo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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