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 비소목재로 뒤덮여서야.." ..친환경 인조목재 개발

2008. 2. 29. 18: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ㆍ(주)에코인조목재 조현택 사장

"독극물인 비소가 들어간 목재가 각종 생태하천이나 공원 등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고 놀라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친환경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주)에코인조목재 조현택 사장(50)은 주변에서 '환경지킴이'로 통한다. 주방에서 사용하고 쉽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용기나 농촌의 폐비닐 등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폐플라스틱들이 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친환경 신제품으로 화려한 변신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폐비닐을 재활용한 아파트 층간 방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최근 논란이 됐던 비소목재 CCA방부목(크롬·구리·비소 화합물)을 대체할 인조목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27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요즘 부쩍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늘었다고 한다. 새집증후군이니 아토피니, 아이들을 위협하는 물질에 대한 관심은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정작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나 공원에 사용되는 비소목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직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비소는 예전에 극약으로 사용됐을 만큼 위험한 물질이지만 아직도 공사현장에 가보면 (비소목재가) 그대로 사용되는 곳이 많다"며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사용되는 비소가 아이들의 몸안에 축적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인조목재 개발에 착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7년 전 친환경 인조목재를 개발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비소목재의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다"며 "그러다보니 생태하천이나 공원 등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건축물들이 비소목재로 뒤덮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새집증후군과 비소목재 등 유해 물질 없는 건강한 주택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된 '친환경건축문화연구소'에도 제조업체 대표로서 참여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인조목재는 주방에서 음식을 담는 용기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을 인체에 무해하도록 재처리해 원목의 질감을 살리도록 고안한 것으로 양식장이나 공원, 생태하천, 놀이터 등의 비소목재를 대체할 제품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벌어들이는 수입의 70~80%를 개발에 쏟아붓다보니 한동안 회사 사정은 말이 아니었다. 한 번은 일본과 중국에서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기술과 설비 일체를 넘겨달라는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신기술을 외국에 넘겨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를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지자체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인조목재를 공급하고 있는 그는 차츰 일반주택이나 아파트에 사용되는 비소목재도 인조목재로 대체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인조목재가 보편화되면 연 1조원에 이르는 원목수입 대체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오염원인 플라스틱도 재활용하고 수입도 대체하고 사람들 건강까지 지켜내니 말 그대로 1석3조가 아니냐"고 말했다.

〈 글 | 이호준·사진 강윤중기자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내손안의 모바일 경향 "상상" 1223+NATE)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