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정품소프트 '압박', 때 놓치면 큰 코 다친다

2008. 2.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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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EMS, PACS의 도입이 필수화 되는 등 IT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표준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 강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품사용을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나 Adobe(이하 어도비) 등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어 병원들의 실익 위주의 협상과 현명한 선택이 중요해지는 시기다.

◇ MS, 어도비 등 CPL 계약 활성화

정품소프트웨어 사용의 의미는 기업에게 있어서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물론 법적인 차원에서의 자유로움을 보장한다는 점이지만 소프트웨어 사용에 있어서의 지원과 병원 외에서의 소프트웨어 표준의 통합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업 라이선스(이하 CPL) 계약들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CPL은 각 소프트웨어 업체들마다 다르지만 크게 두 가지 지원을 중점으로 삼는다. 하나는 소프트웨어 사용에 있어 문제가 생길 경우 해결해 주는 일종의 애프터서비스 지원이고, 다른 하나는 항상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은 소프트웨어 제작사 입장에서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판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불법복제가 만연한 현 시장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대안이기도 하다.

반면 CPL이 기업입장에서 봤을 때 시시때때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CPL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저작권 강화를 위해 문화부, 경찰,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 특별단속본부를 통해 불법 복제물에 대한 상시감시체제를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져 이 기회에 정품사용을 하려는 병원들도 적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 구버전 사용, 타 기관과 정보 교환 막아

이같은 상황에서 국립암센터는 지난 4일 어도비 크린사이트에 동참한다고 발표, 어도비의 기업라이센스를 취득했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크린사이트 정책은 어도비의 정품사용 정책에 동참하는 방법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의 IT관련 지원서비스의 필요성은 필수적이다. 국립암센터 정보전산팀 윤태식 부팀장에 따르면 국내 병원에서 IT가 필요한 부분은 진료, 진료지원, 원무, 행정 등의 병원정보시스템(HIS), 영상정보시스템(PACS) 등 이미 적지 않다.

국립암센터의 경우는 국가암관리사업단의 정보시스템, 즉 국가암정보서비스, 금연콜서비스, 국가암예방검진센터의 건강검진정보시스템등과 연구 목적으로 연구과제관리시스템과 국제적 수준의 다자간 임상시험 수행이 가능한 E-Velos 시스템 등 IT 사용의 좀 더 폭이 넓은 정도.

이에 더해 국가 간의 또는 국내 다른 병원 간의 허브 역할과 국내 병원들과의 연구결과 교류 등 다양한 IT 실적 교류가 필요해 항상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항상 갖출 필요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예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구버전화를 들 수 있다. 하위 버전의 소프트웨어는 상위버전에서 읽을 수 있지만 상위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위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가진쪽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구체적인 예로 MS 2007버전에서 새로 내놓은 통합파일포맷은 2005버전 이하에서는 읽는 것조차 불가능해 하위버전의 MS오피스를 운용중인 병원에서는 호환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 가장 큰 장벽은 경제적 부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도입 비용이다. 물론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시절에 비해서지만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사용하던 병원이나 의원에서 갑자기 정품을 도입하는 비용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윤태식 부팀장에 의하면 국립암센터에서 사용하는 MS오피스 관련 비용만 한 한해 6000만원. 이에 더해 아래한글이나 아도비의 PDF프로그램 등 그 외 필수 프로그램 구입비용까지 추산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매년 투자해야 한다.

하드웨어, 즉 PC의 업그레이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소프트웨어가 상위버전으로 올라갈수록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컴퓨터 본체를 매번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들어가는 비용이 2배 이상으로 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CPL 계약시에는 할인정책이 함께 제시된다. 어도비사 관계자에 따르면 할인 비용은 약 50~70%. MS나 한글과컴퓨터사의 경우도 단품 구입시보다는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고 있다.

◇ 프리웨어 사용도 한 방법

이처럼 병원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다 보니 전문가들은 필요한 소프트웨어만을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예를 들어 MS사에서 제공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의 경우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외에는 꼭 없어도 되거나 거의 사용되지 않는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다. 어도비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도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 이외에는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어 꼭 구입해야 할 필요성은 적다.

가능하면 프리웨어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예를 들어 스타오피스사에서 공개하고 있는 OpenOffice.org의 경우 MS사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거의 100% 가깝게 호환되면서도 리눅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무료로 회사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왕 소프트웨어 업체와 계약을 하기로 했다면 가능하면 저렴하게 협상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특히 윤태식 부팀장에 따르면 전체 PC 개수 중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지 미리 파악해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어도비 관계자에 따르면 클린사이트에 가입시 언제까지 정품을 구입하겠다는 약정을 맺으면 그에 맞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어 사전에 사용현황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저렴하게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운영담당자 입장에서는 정품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정품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또 대부분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은 할부로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지혜도 중요하다.

◇ 무조건 최신 버전을 고집하는 문화도 문제

다만 아쉬운 점은 저렴한 소프트웨어가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회사들의 정책이다. 일반적으로 신버전이 출시되면 보다 저렴한 구버전은 판매를 중지하는데다 주로 하드웨어 구입시 '덤'으로 제공되는 번들 소프트웨어는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실제로 일반적인 유저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엘레먼트 버전이 존재하지만 별도로 판매되지 않아 필요 이상의 고기능인 포토샵CS3를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비용을 들여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도비 관계자는 정품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한상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구비해야 성이 차는 국내 IT문화도 문제로 지적한다.

실제로 이메일 전송 프로그램의 경우 성능이 뛰어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음에도 MS의 아웃룩을 사용하는 병원들이 적지 않아 쓸데 없는 비용이 나가는 부분이 없는지에 대한 운영자들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근 기자 windfly@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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