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만든 화장품, 식이섬유, 보청기라면..

2008. 2. 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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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은미기자][의료기관에 부는 산업화바람]

'피부과에서 만든 화장품, 항문전문병원에서 만든 식이섬유제품, 이비인후과에서 처방하는 보청기라면 더 좋지 않을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서 의료기관들이 직접 진료과와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거나 판매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운세상피부과, 송도병원 등 전문진료분야를 갖고 있는 의료기관들이 진료와 관련된 제품을 개발, 상업화시키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피부과의 경우 '의약품+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슈티컬'이라는 새로운 분야까지 만들어내며 기존 화장품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곳은 고운세상피부과. 자체 온라인쇼핑몰까지 운영하며 BB크림부터 미백, 주름, 탄력관리제품과 트러블관리제품, 클렌저, 자외선차단 제품 등 피부타입별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연스러운 화장을 위한 필수제품으로 알려지며 대부분의 여성이 사용하는 BB크림의 경우 '피부과에서 치료 후 자외선차단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알려지며 급속 확산된 품목이다.

안건영 고운세상피부과 원장은 "전세계적으로 화장품 시장은 매년 3% 남짓한 성장률에 그치고 있지만 코스메슈티컬 분야는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코스메슈티컬은 약과 화장품의 중간단계인 만큼 의료기관 고유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리더스 피부과는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불화장품과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잇츠스킨'이라는 브랜드를 개발, 전국에 로드샵을 런칭하고 있는 것. 리더스피부과는 연구개발과 임상을 책임지고, 한불화장품은 생산과 유통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지분을 공동으로 투자한 만큼 수익도 똑같이 나눈다. 로드샵을 통해 유통되는 만큼 화장품 가격은 1000원에서 2만원선으로 저가다. 의료기관의 기술력이 산업자본과 만났을때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별도로 '리더스코스메틱'이라는 자체 회사를 설립, '리더스화장품'이라는 자체브랜드도 갖고 있다. 의료기관 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전문성을 강조하는 고가브랜드다. 현재 20여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달 말 60종이 추가로 유통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철홍 리더스코스메틱 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한다"며 "불과 몇년 전 200억원도 채 안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가파른 성장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코스메슈티컬 제품이 전체 화장품의 3분의1에 이른다"며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장항문전문병원인 송도병원은 '정은헬스케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장기능 개선을 위한 식이섬유 등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2005년 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 시설 공사를 완료하고 제품과 제조방법에 대한 각종 특허를 취득했다. 일부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되기도 했다. 배변활동이 원할하지 않은 사람을 위한 식이섬유 보충용 제품부터 트랜스지방을 뺀 건강쿠키, 다이어트 녹차, 다이어트 커피까지 진료현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병원과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 이마트 등까지 유통경로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비인후과 네트워크인 소리케어네트워크는 청각관련 종합서비스회사 '소리케어넷'을 설립하고 보청기착용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보청기 처방시스템을 도입했다. '소리케어보청기'라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국내최초로 '처방하는 보청기'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보청기를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각종 검사를 통해 소비자의 몸상태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처방'한다는 관점에서 의료기관의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원우 소리케어넷 이사는 "보청기는 처방과 사후관리가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이라며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해본 결과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만족도 차이가 상당하다"고 보청기 처방 영역의 잠재력을 강조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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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기자 em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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