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초등학교 이름 바꿔주세요"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새 학기를 앞두고 경북 구미시 고아읍에 있는 고아초등학교의 이름을 바꿔달라는 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30일 구미시교육청에 따르면 고아초등학교는 1929년 설립돼 현재까지 약 80년 간 7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다.
1914년 면 통폐합으로 이 일대 지명이 고아면으로 정해지면서 설립 당시 이름도 자연스럽게 고아공립보통학교로 지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고아초등학교가 어감상 부모가 없는 아이를 가리키는 고아(孤兒)와 같다는 데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고아읍의 고아(高牙)란 지명은 '높은 곳에 깃발을 꽂은 아성(牙城)'이라는 뜻으로 고려군의 아성이 고아읍 송림리.괴평리 뒷산인 매봉산에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아(高牙)란 지명이 고아(孤兒)란 단어와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상당수 이 학교 학생들은 교명으로 인해 주위의 놀림감이 된다고 전했다.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인 어린 초등학생들이 교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학부모들 역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 학생은 "사촌들이 만날 때마다 놀려서 기분 나쁘다"며 "그냥 평범한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3월에 자녀가 이 학교에 들어간다는 김모 씨도 "아이가 입학하기도 전에 학교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지역에 있는 고아중학교와 고아고등학교는 여론 등을 감안해 1996년 각각 현일중학교와 현일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의 이름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아초등학교 관계자는 "개개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교명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며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동창회의 동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당장 교명을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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