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이는 '다모'가 아니라 정조의 여인이었다

2008. 1. 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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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華城 박사' 김준혁씨 '이산 정조' 펴내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수원시 학예연구사가 정조(正祖)의 삶과 그가 축성한 화성(華城)을 다룬 역사서를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정조대왕의 고뇌와 삶을 다룬 MBC-TV 드라마 '이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인 김준혁(41) 씨는 24일 역사서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여유당ㆍ368쪽)를 출간했다.

정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씨는 정조의 개혁정책과 그 개혁의 완성인 화성에 대해 '정조실록'과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등 사료에 근거를 두면서도 옛날 이야기를 하듯 흥미롭게 풀어내 독자의 지적 갈증을 풀어준다.

그는 이 책에서 정조와 홍국영, 현륭원의 수원 천봉과 신도시 수원의 육성 그리고 화성의 축성, 화성 각 시설물, 정조의 8일간의 화성행차 등 크게 4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정조 즉위 직후 국왕 시해 사건과 정조의 독살설에 대해 정확한 사료를 통해 분석하는 한편 드라마에 나오는 '송연'이라는 여인이 도화서 다모가 아니라 실제 정조의 여인이었고 그녀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등의 흥미로운 사실을 밝힌다.

그는 "정조의 후궁 가운데 궁녀출신의 '창녕 성씨'(출산 후 의빈 성씨)가 정조의 아들(문효세자)을 낳았는데 아들이 다섯 살때 죽은 직후 세상을 떠나 실록에 독살 가능성이 언급돼 있다"며 "정조의 후궁 중 유일한 평민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드라마 속 송연이는 의빈 성씨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임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효의왕후가 후손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상상임신을 했다는 새로운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도화서(圖畵署)는 정조대 이전까지 궐 밖에 있었으나 정조가 궐 안으로 옮겨 규장각 내에 자비대령화원을 설치했다며 정조의 그림 사랑을 소개했다.

그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 정조는 그림을 사상과 문화의 표현이라고 생각해 화원들을 배려했고 김홍도, 신윤복 등이 모두 자비대령화원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밖에 1789년에 있었던 사도세자의 묘소가 수원으로 천봉되는 정치적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신도시 수원의 조성과 화성의 축성에 대해 기존의 평면적 연구와는 다르게 정조시대 정치사 연구자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정조는 화성의 100여 개 시설물 모두 의미를 부여하며 당대 최고의 건축기술자로 하여금 짓게 했다"며 "장안문과 팔달문은 한반도에 현존하는 성문 중 가장 크고 그 중 장안문은 최근까지 수원 시민들의 신앙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화성 시설물 중 백미로 평가받는 화홍문이 1922년 대홍수에 파괴됐다가 1925년부터 수원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중건했다는 대목은 일제시대 신문기사에서 찾아내 처음으로 소개했다.

그는 "군왕 정조와 인간 정조를 함께 보여주고 정조시대 개혁정치의 실체와 정조가 꿈꾸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리려고 책을 썼다"며 "정조는 화성을 통해 부유, 건강, 번성을 추구하고 조선을 대표하는 세계문명중심도시를 건설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기간을 10년에서 2년9개월로 단축한 화성 축성방식은 과학정신과 위민정신이 반영된 대단한 성과"라며 "축성 중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던 사실은 성곽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말했다.

네 살 때부터 수원에서 살고 있는 김 씨는 중앙대 사학과를 거쳐 '조선 정조대 장용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석사과정 이후 14년째 정조와 화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조선 후기 정조의 불교정책', '정조대 장용위 창건의 정치적 추이', '정조대 무예도보통지 편찬 의도와 장용영강화', '정조대 군제개혁과 수총양영 혁파' 등의 논문을 썼다.

저서로는 '우리 전통문화와의 만남', '강좌 한국사', '이순신', '전태일' 등의 전기를 썼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산, 새로운 조선을 디자인하다'라는 어린이용 정조 전기를 펴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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