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 쥔 민간 "대운하는 3년뒤 착공가능"
[머니투데이 원정호기자][건설업계 민자사업 오래걸려..인수위도 공청회 연기 등 속도조절]
연초부터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한반도 대운하 이슈가 차츰 냉정을 찾아가고 있다.
사업의 주체인 건설업계는 빨라야 내년 5월 이후 사업 제안이 가능하다며 일찍 달궈진 논란에 불편해 하고 있다. 의욕을 앞세우던 인수위도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연기하는 등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건설업계 "착공은 2011년 가능"
대운하 공동협의체를 구성한 건설업계는 인수위 측에서 나오는 발언에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착공이 연내 가능하다' '취임 후 1년이 걸린다' 등은 한마디로 민자사업을 잘 모르는 얘기로 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 듯 운하는 100% 민자사업이어서 민간이 스케줄을 갖고 있는데 인수위측이 앞서 나간다는 것이다.
업계는 타당성 검토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단계여서 실제 사업 착수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A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업이 결정돼도 설계도면 작성을 포함해 사업제안서를 만드는데 1년이 걸린다"면서 "2009년 5월쯤 제안서를 내고 정상 절차를 거치면 실시설계를 동시에 진행해도 착공 시점은 2011년"이라고 말했다.
업계 로드맵에 따르면 2009년 5월 제안서 제출→ 정부 적격성 심사 및 협상→ 2010년초 제3자 경쟁 고시→2010년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2011년초 실시계약 체결 및 착공의 순이다. 경부운하 사업은 일반적인 민간제안사업과 동일한 절차를 밟아 진행된다.
B업체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은 참여정부 출범후 4년6개월 뒤 진행됐고 2조원짜리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사업은 첫 삽을 뜨는데 10년이 걸렸다"면서 "20조원의 대운하 사업을 일사천리로 너무 쉽게 보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여론수렴, 새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
대통령 당선 이후 대운하 여론몰이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인수위의 행보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음달 초 열기로 했던 한반도 대운하 토론회 및 환경 단체와의 공동 탐사 등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했다.
추부길 당선인 정책팀장은 23일 "인수위는 예산과 집행 권한이 없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찬반 공동연구 및 공동 탐사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 동안 인수위가 서두르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면서 우려가 커지자 조심스러운 행보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는데 곧바로 공청회를 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스케줄을 쥔 민간업체에 맞춰 여론 수렴 작업도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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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meet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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