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스포츠 세상]토종 스피릿 MC에 쏠리는 뜨거운 눈길

2008. 1. 21. 15: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월 20일 일요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국내 종합격투기 대회인 '스피릿 MC14 KARMA 대회'가 열렸다.

1500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총 12경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날의 최고 이벤트인 '크레이지광' 이광희(23. 투혼정심관)의 웰터급 챔피언의 1차 방어전이 기대를 모았다.

2003년부터 일년에 6번 치러지는 이 대회는 입식 타격 위주의 K-1과 달리 유도나 레슬링과 같은 MMA 즉 그래플링이 혼재된 종합격투기 대회로 국내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프로대회와 프로와 아마추어의 중간급인 인터리그, 아마추어 리그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이 날 관중석은 9:1 정도로 남성 관중이 주를 이뤘지만 여성 팬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예전보다 단판 승부가 많아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넘쳐 좋네요."

"티브이 화면에서가 아닌 실제 상황으로 직접 보는 게 훨씬 실감나고 재미 있어요."

"선수 기량 차이가 좀 심한 것 같네요. 좀더 실력을 갖춘 선수가 많아지면 관중도 늘고 인기도 높아지겠지요."

사각의 링을 주시하던 관중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았고 출전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기술을 지켜보며 환호성과 야유, 그리고 격려의 박수를 쏟아냈다.

관중들은 메인 이벤트 외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경기로 제 3경기로 펼쳐진 미들급 스페셜 매치에 나섰던 안상일(26. 파이트헌터스)이 1라운드 15초 만에 선보인 하이킥 KO승을 손꼽았다.

제 6경기로 열린 헤비급 스페셜 매치의 나선 최정규(31. 존프랭주짓수)와 위승배(32. 무소속)의 경기는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푸른 눈의 슈퍼 코리안'데니스 강의 강력한 라이벌인 국내 헤비급의 최강자 최정규는 2003년 스피릿 MC 대회 첫 출전 이후 2006년 스피릿 MC 4 헤비급 토너먼트 우승자이며 총 전적 11승 4패를 기록 중이다.

위승배는 2006년 8월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부모의 암 선고와 부상 등으로 1여 년간 링을 떠나 있었다. 그래서 둘의 대결은 섣부른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었고 오랜만에 나서는 위승배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라운드별 5분씩 총 10분간 펼쳐진 두 선수의 공방은 초반엔 주먹이 오고 갔고 2라운드에서는 니킥과 그라운드 기술이 가미되면서 난타전 양상으로 흘렀다. 결과는 위승배의 2-0 판정승.

"이 운동은 확실히 실전과 연습이 많이 달라요. 오랜만에 나서서 그런지 지금까지 해온 게임 중 가장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마지막엔 포기하고 싶었는데 운이 좋아 이긴 것 같습니다. 워낙 상대도 강했지만요. 부모님 생각을 하면서 견뎠어요.헝그리 정신, 그 걸로 버텼습니다."

얻어맞아 부어 오른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 내며 말문을 이은 위승배는 "앞으로 딱 20승을 거둔 뒤 은퇴 할 것"이라며 이후엔 지도자로 나서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서로 부여잡고 상대 얼굴에 흠집을 내던 이들은 경기를 끝낸 뒤 이어지는 챔피언 이광희와 도전자 강경호의 웰터급 타이틀 매치를 나란히 지켜보고 있었다. 기다리던 메인 이벤트인 웰터급 타이틀 매치가 시작되었다.

주인공인 이광희는 미소와 여유를 보이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했고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작은 눈의 눈빛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킥복싱과 그래플링이 주특기인 이광희는 지난 해 8월 스피릿 MC 12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권아솔(23)을 물리치고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도전자는 'Mr.퍼팩트' 강경호(20. 팀 M.A.D)는 연예인 버금가는 수려한 외모가 돋보이는 선수다. 스피릿 아마추어 리그 출신으로 스피릿 MC 11회 챌린지 매치로 데뷔해 총 전적 9승 무패를 기록중인 유망주로 이번 타이틀 매치에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경호는 공이 울리면서 라이트 훅으로 선공을 날리며 기선 제압을 노렸다. 그러나 챔피언 이광희의 노련미는 이 순간 빛났다. 상대가 태클로 그라운드 작전을 걸자 이것을 역 이용한 이광희는 1라운드 43초를 남기고 사커 킥으로 일격을 가해 방심한 상대의 허를 찔렀다. 1차 방어전을 1회 안에 KO로 끝내겠다던 챔피언 이광희는 그 약속을 보란 듯이 지켜냈다.

스피릿 MC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엔트리안의 김범석 미디어 마케팅 팀장은 "최근 들어 아마추어를 꿈꾸는 지망생이 200명이나 몰리고 있다" 며 "일본에서 시작된 K-1과 비교해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국내 대회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선수 발굴과 육성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비록 많은 팬은 아니지만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종합격투기 대회가 대중화 되고 발전 할 수 있는 길은 스타급 선수 배출과 더불어 팬이 갈망하는 화끈한 한 방이 관건인 셈이다.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사진 위>웰터급 챔피언 이광희가 도전자 강경호를 꺾은 다음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아래>위승배(왼쪽)와 최정규의 맞대결 모습(제공=엔트리안)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