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긴 뭉쳤는데..' 건설업계, 대운하 수익성확보 '골머리'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한반도 대운하 사업 참여 업체들이 사업성 확보를 위한 '묘안 짜내기'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수위는 운하사업 자체만으로 수익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는 주변개발과 연계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 5개 업체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제안서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큰 현안은 어떻게 수익성을 내도록 사업내용을 짜내는 것이다. 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어떻게 하라는 방향제시도 없고 알아서 수익을 창출하라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간제안사업일 경우 업체에서 사업내용, 사업성 등을 결정해서 정부에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운하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먼저 사업을 제시하고 업체들이 따라가는 모양새다.
이명박 당선인은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경부운하를 '100% 민자사업'으로 규정하고, 전적으로 민간에 사업을 맡길 뜻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업체들은 백지상태에서 사업성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업체들은 특혜시비를 우려하면서도 사업 내용에 운하 주변개발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사업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5대사 컨소시엄은 사업내용에 지자체와 연계한 관광사업, 기업.혁신도시 개발, 단지개발 등 부대시설 건설 등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인수위는 운하개발로만 사업을 짤 것을 요구하고 있어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추부길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은 "외국 6개업체는 운하 자체만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면서 "여러 컨소시엄 중 사업내용이 좋은 컨소시엄이 채택되기 때문에 주변개발에 초점을 맞추면 불리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는 무조건 수익성이 있다고 하는 데 이것만 믿고 사업계획을 짤수는 없지 않느냐"며 "나중에 손실이 나면 업체가 떠안게 돼서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대형 5대 건설사에 맞서 컨소시엄을 구성 중인 SK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5개 업체 역시 사업성 검토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들 업체도 언론보도, 이 당선자 공약, 한반도대운하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인 데이터나 자료가 없기 때문에 얼마나 세부적으로 사업성 검토가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수위부터 이렇다할 자료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해 사업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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