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1월 10일>] 중국을 움직이는 말 한 마디

2008. 1. 9. 18: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희철 / 평단

힐러리의 눈물과 환희… 중국 리더들의 사자성어

일희일비(一喜一悲), 기쁨과 슬픔은 번갈아 일어난다. 미 대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9일 예상을 뒤엎고 오바마에 승리한 힐러리가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오바마에 패한 뒤 눈물을 비치던 하루 전날 그의 모습에 어울리기로는 이 간단한 사자성어(四字成語)만큼 적확한 표현도 없지 싶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미 대선의 묘미는 후보들의 일희일비가 이처럼 교차되는 데 있다. 영어에도 'now glad, now sad' 혹은 'now optimistic, now pessimistic' 하는 표현이 있지만 세상사와 인생사를 간명하고도 날카롭게 드러내기로는 한자문화권의 사자성어가 역시 제맛이다.

우연히 집어들었던 <중국을 움직이는 말 한 마디>를 책상에 두고 가끔 들춰본다. 신문지면은 물론 웬만한 학술서적에서도 한자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 요즘, 한자 맛이라도 보자는 심정에서였다. 고사성어를 가나다 순으로 소개한 백과사전까지 있긴 하지만 교과서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장쩌민 등 현대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실제로 써먹어(?) 왔던 표현들을 소개해 현실감이 있다.

중국 투자ㆍ무역 법률 컨설팅을 하는 김희철(46) 변호사가 지난해 낸 책이다. 중국 정치인들의 어록, 문선집 등에서 그들이 인용한 고사성어를 찾아 10가지로 분류한 뒤 각각 실제상황에서의 용례를 설명하고, 해당 고사성어의 출처와 의미를 해석한다.

2005년 11월 부시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오찬회담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미ㆍ중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 해도 앞으로 발전이 있으리라는 의미로 북송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의 시구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ㆍ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가장 높은 곳에 서 있어 두렵지 않다는 뜻)을 인용했다. 원자바오의 환영사가 길어지자 지루해진 부시는 "점심은 언제 먹느냐?"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고 한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