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신부' 이영아 "진짜 베트남서 온 줄 알아요"

SBS '황금신부'서 한국 시집온 라이따이한 연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많은 분들이 제가 실제로 베트남에서 온 줄로 믿고 있어 깜짝 놀랐어요. 진짜 베트남 여성이라 생각하시더라구요.(웃음)"
'황금신부' 이영아(24)가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 여성들은 물론, 중장년층 시청자들 중 상당수가 그를 베트남 출신이라 여기고 있어 흥미롭다. 이영아는 "내 외모 자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믿게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라이따이한의 이야기를 그린 SBS TV 주말극 '황금신부'(극본 박현주, 연출 운군일)가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릴 예정이었던 이 드라마는 두달 연장, 2월까지 방송된다.
이영아는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탄현 SBS 제작선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거리에 나가면 제 이름이 아니라 '황금신부'라고 부르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에서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베트남 임산부들이 저를 보고 당연하다는 듯 베트남어로 말을 거는 등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진짜 베트남인으로 '오해' 받고 있어요.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며느리들이 저를 붙잡고 하염없이 울더라구요. 저한테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그는 '황금신부'의 시청률이 높은 것 역시 베트남 며느리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며느리들은 100% 우리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높은 시청률의 1등 공신입니다.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방송 시간이 되면 무조건 '황금신부'를 틀어놓는대요.(웃음) 또 한국인의 정서로는 웃기지 않은 장면에서 그들은 파안대소할 때가 있어요. 그런 문화적 차이도 드라마 인기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요."
극중 그가 맡은 누에 진주는 처음에는 계약 결혼으로 한국에 온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한 그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준우(송창의 분)와 가짜 부부로 살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진주의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에 감화된 준우가 마음을 열면서 둘은 진짜 부부가 되고, 드라마는 진주가 한국인 가정의 며느리로서 하나하나 적응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실 우리 드라마는 특별한 게 없어요. 제가 라이따이한이라는 설정 외에는 평범한 내용이에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시청자들을 흡입하는 것 같아요. 여러 갈등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다 해피엔딩으로 해결되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장면이 매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정도로 별게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모습이 마치 녹색 그림을 보는 것처럼 시청자들에 편안함과 희망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하지만 베트남에서 시집온 진주의 어눌한 말투는 그에게 이중으로 부담이 된다. 눈물 철철 쏟아내는 감정 연기를 하면서도 마치 외국어를 하는 듯 어눌하게 한국어 대사를 소화해야하기 때문.
"사실 한국으로 시집온 대목부터는 진주가 그냥 편하게 한국말을 하는 걸로 바꾸자는 얘기도 있었어요. 실제로 2회 정도는 그렇게 연기를 했구요. 그런데 그렇게 했더니 영 '황금신부'의 맛이 안 산다는 지적이 있어 다시 어눌한 말투로 돌아왔어요.(웃음) '일요일이 좋다 -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봐도 한국으로 시집 온 지 8,9년 된 베트남 며느리들도 여전히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잖아요. 덕분에 NG를 많이 내요. 사투리 연기보다 더 어려워요."
이영아는 지난해 마지막날 열린 '2007 SBS 연기대상'에서 '10대 스타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버지'라는 단어가 나오자 갑자기 눈물을 쏟아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극중 진주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강한 애잖아요. 그래서 이 드라마 초반에는 대구에 계신 아버지에게 일부러 연락을 안 드렸어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고 '아버지'라는 단어만 들으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상태가 되려구요. 그러다보니 시상식장에서 '아버지' 소리를 듣자 대책없이 눈물이 나왔어요."
'황금신부'는 이제 진주의 생부가 밝혀지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이영아는 "그동안 등장인물 간 여러가지 갈등과 아픔은 있었지만 결국은 우리가 현실에서 꿈꾸는대로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처음에 베트남어 대사를 해야하는 것 때문에 이 드라마를 해야하나 굉장히 망설였어요. 영어도 아니고 정말 낯설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베트남어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됐고, 주부와 며느리 연기도 해보게됐어요. 부모님에 대한 마음과 생각도 예전과 달라졌구요. '황금신부' 하기 정말 잘했어요.(웃음)"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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