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탐조여행① 철새와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

2007. 11. 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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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탐조 여행의 천국으로, 철새의 군무(群舞)는 겨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조류학자의 연구 활동이나 사진가의 촬영 여행을 뛰어넘어 이제는 일반인 대상의 탐조 여행상품도 인기다. 철새도래지에 가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내는 철새, 떼 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화려한 날갯짓, 아름다운 낙조와 어우러진 수천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 군무(群舞) 등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 철새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무려 100여 곳. 그 중에서 서산 천수만과 창원 주남저수지, 해남 고천암호 등 주요 철새 도래지를 소개한다.

◆ 서산 천수만_겨울 철새의 1번지, 하늘이 좁구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철새들을 볼 수 있는 천수만은 가창오리의 군무 하나로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됐다. 하늘을 가득 메운 가창오리 떼는 마치 흩뿌려 놓은 먹물 같다. 특히 붉게 노을 진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가창오리의 군무에는 고개가 숙여질 정도다. 철새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해 뜰 무렵과 해질녘,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는 가창오리 떼는 수십만 마리나 된다. 물론 가창오리의 멋진 군무는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군무를 펼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가창오리의 마음이다.

이곳이 철새들의 낙원이 된 이유는 1980년 간척지의 물막이 공사로 만들어진 담수호(간월호와 부남호)의 염분 농도가 줄어들면서 피라미, 물새우, 미꾸라지 등 많은 물고기와 다양한 수서동물, 대규모 농경지로 변한 간척지에 떨어진 낟알 등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해져 서식처로 적당해졌기 때문이다. 가창오리 30만여 마리, 여기에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등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조, 청둥오리, 쇠기러기, 큰기러기, 물닭 등을 합쳐 40여만 마리가 매년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답게 간척지 논둑길을 따라 간월호와 부남호 안쪽으로 들어가면 무리 지어 앉아 있는 철새들의 장관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천수만의 겨울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철새들의 비상이 장관이다. 시베리아의 추운 날씨를 피해 남하한 수많은 철새들이 수면과 논바닥을 뒤덮고 무리를 지어 날 때면 마치 검은 비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 저녁놀이 물든 붉은 하늘 한편으로 일제히 비상해 춤을 추는 철새들의 환상적인 군무는 탐조 여행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황새의 비상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시베리아의 동쪽에 자리 잡은 아무르 분지에서 번식하고 중국 화이난(淮南), 한반도,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황새는 습지대 물가에서 살며 민물고기를 즐겨 먹는데,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습지대 물가에서 혼자 혹은 두 마리 더러는 작은 무리를 이루며 생활하는 황새는 경계심이 강한 철새로 가까이 접근하면 별안간 놀란 듯이 그 흰 몸을 솟구쳐서 공중으로 사라진다. 예부터 황새는 어미 새가 늙으면 새끼 새가 자기를 키워준 세월만큼 어미 새에게 공양하여 은혜를 갚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큰고니 무리가 물에서 노니는 평화로운 모습에서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의 멋진 선율이 들리는 듯하고 날개를 퍼덕이며 우아한 날갯짓을 하는 모습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가 연상되기도 한다. 특히 발로 물을 차듯이 뛰어 올라가며 하늘로 날아오를 때의 모습과 수면을 발로 차며 내리는 광경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북녘에서 날아온 이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천수만, 이곳에서 무리 지어 나는 철새를 보며 우리네 꿈도 하늘 높이 날려 보면 어떨까.

◆탐조여행, 알고 떠나세요!

탐조여행의 기본은 철새들의 생활을 방해하거나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많고, 사람보다 8~40배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이 새를 보기도 전에 인기척을 느끼고 달아난다. 새를 아끼는 마음이 없으면 좋은 탐조객이 될 수 없음을 유의하자.

■옷차림은 눈에 잘 띄는 붉은색과 흰색 계통의 옷을 가급적 피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수수한 복장이 무난하다. 또 야외에서 관찰을 해야 하는 만큼 매서운 바람을 막아낼 두껍고 가벼운 옷이 최상이다.

■새는 후각이 예민하므로 향이 짙은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삼가야 한다.

■새의 나는 모습을 보겠다며 큰 소리를 내거나 돌을 던지는 행위는 절대 삼가야 한다.

■새의 생김새와 특성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 조류도감을 지참하고, 망원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관찰한 새의 모습과 특징, 날짜 등을 메모한다면 금상첨화다.

■새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지 않도록 함부로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

글/이창호 기자(changho@yna.co.kr), 사진/연합뉴스 DB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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