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불량 투성이 나이키 불만 눈덩이..의류·신발 등 제품 하자

2007. 11. 1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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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빨면 반바지가 되니 유의하시오.'

싸구려 수입산 의류의 경고 표시가 아니다. 운동선수, 그것도 국가대표 야구팀 선수가 입는 유니폼에 대해 선수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얘기다.

16일 체육계 등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선수는 이달 초 용품공급 공식 후원사인 나이키 제품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은 안정감이 떨어지고, 유니폼은 '빨래 불가'이기 때문이다. 꽉 끼는 헬멧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특히 유니폼에 대해서는 "'빨면 반바지가 되니 유의하시오'라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선수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다.

하지만 대표선수의 경우 공식 후원사가 아닌 제품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는 것이 대표팀 선수의 볼멘소리다.

실제 나이키 제품을 세탁했더니 반바지가 된 경우가 있다. 지난 7월 KBS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에서 나이키골프 옷부터 신발까지 거의 전 제품이 고발당했다. 특히 나이키의 '대나무바지'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오자 멀쩡한 바지가 7부 바지로 줄어드는 장면이 화면에 비치면서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최근 나이키에 대한 소비자 고발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에서 골프백은 지퍼가 끝까지 안 잠기고, 신발은 한 매장에서 50여개의 불량품이 쏟아지기도 했다. 불량품에 대한 수선도 신발의 밑창을 갈아야 할 것을 본드로 대충 붙여오는 식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이같은 사실을 나이키 매장 주인이 직접 고발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불량품을 팔았다고 '양심 선언'을 한 매장 주인은 "처음에는 손님이 괜한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 불량품투성이였다"며 반품신청도 제대로 받지 않고 제품도 제대로 관리해 주지 않는 본사를 고발하면서 아예 폐업을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가 나이키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꼬집었다. 세계 33개국에 주재하는 한국 통신원을 통해 타국과 한국의 물가를 직접 비교한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나이키 운동화의 한국 가격은 세계 9위다.

최근 인터넷에는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신발 관련 불만사항 1위는 나이키 운동화다" "소비자들은 나이키의 '배 째라 식' 대응에 혀를 내두른다" "나이키는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제품 품질과 서비스는 '짝퉁' 수준이다" 등의 격한 목소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신발류에 대한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 분석' 결과를 보면 소비자의 이런 불만은 '당연한 외침'이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총 1년6개월 동안 소비자원에 접수된 '신발 품질 등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사례' 701건 중 25%에 해당하는 177건이 나이키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경쟁사인 아디다스(26건)의 7배, 푸마(9건)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나이키'가 이렇듯 소비자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타이거 우즈, 샤라포바, 박지성 등 세계적 스포츠선수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등 천문학적 광고비를 쏟아부으면서도 품질이나 애프터 서비스 관리는 엉망이기 때문이다.

〈엄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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