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속 폐비윤씨 "악녀에서 성녀까지"(폐비윤씨 집중탐구②)

2007. 11. 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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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형우 기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이만한 떡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캐릭터들이 있다.

당대 최고 여배우들이 한번 쯤은 거쳐가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장희빈은 물론 한국 역사상 최고의 폭군으로 평가받는 연산군,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 칼에 비참히 죽어간 명성왕후 등이 그들이다.

이외에도 사극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인물이 한명 있다. 바로 현재 SBS '왕과 나'에서 여리지만 강단있는 왕후의 기품을 보여주고 있는 폐비 윤씨가 바로 그녀다.

지금까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그려진 폐비윤씨는 어떨까?

'왕과 비', 인수대비와 맞짱뜨다 폐비되고 사약먹은 표독녀 표상

1999년 방송돼 40%가 넘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을 평정한 KBS 1TV 사극 '왕과 비'는 세조의 왕위 찬탈부터 연산군의 폭정까지 그리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왕과 비'에 등장한 폐비윤씨는 우리가 기존 가졌던 폐비윤씨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성령이 연기한 폐비윤씨는 시어머니인 인수대비와 권력 대결을 펼치다 끝내 패배, 폐비되고 사사되는 인물이다.

또 남편인 성종의 후궁들을 시기하거나 모함하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며 사약을 먹고 죽어가며 피를 토한 옷을 연산군에게 전해달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로 복수심이 극에 치달은 인물이다.

영화 '왕의 남자', 이보다 더 비련일 순 없다

1천만 관객 신화를 이룩한 영화 '왕의 남자'는 연산군을 중심으로 두 명의 광대가 펼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다. 이 영화에 폐비윤씨가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폐비윤씨는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이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전담했다.

연산군의 신임을 얻은 장생(감우성 분)과 공길(이준기 분)이 광대짓을 벌이며 폐비윤씨의 이야기를 빗대 공연해 연산군의 분노를 이끌어낸다. 이 연극 속 폐비윤씨는 결단력없는 남편 성종의 힘없는 사랑 속에 왕실 후궁들과 권력 신료들에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이 장면을 본 연산군은 할머니 인수대비에게 역정을 내고 폐비윤씨를 모함한 엄귀인과 정귀인을 그 자리에서 칼로 배어버린다.

'왕의 남자'가 보여준 폐비윤씨는 최근 들어 일고 있는 '폐비윤씨 옹호론'과 맞물리면서 관객들의 뇌리에 큰 인상을 남겼다.

'왕과 나', 강단과 여림 사이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SBS '왕과 나'에서 보여주는 폐비윤씨(구혜선 분)는 드라마 '왕과 비'와 영화 '왕의 남자'의 중간 선상에 서 있다.

어느 때는 올바르지 못한 것에 맞서며 그 무엇보다 강단있는 여인을 그리지만 그 반대로 사랑과 모성애로 눈물을 쏟아내는 매우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낸다.

특히 한명회와 인수대비를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에 맞서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거나 폐비나 죽음의 위험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폐비윤씨의 모습은 그 동안 일반 대중들이 알고 있는 폐비윤씨의 이미지와는 상반된다.

일부 시청자들이 "폐비윤씨를 미화했다"고 지적할 정도로 '왕과 나'가 그리는 폐비윤씨는 기존과는 달라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전달했고 이는 '왕과 나'를 보는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설명=(위로부터) '왕과 비', '왕의 남자', '왕과 나'>

김형우 cox10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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