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달러 130년만의 최고치 경신 의미와 전망

2007. 11. 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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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연합뉴스) 신상인 통신원 = 캐나다 루니화는 지난 달 31일 시간 외 거래에서 1.0617 미 달러로 거래되며 13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사상 루니화의 사상 최고치는 지난 1864년 미 남북전쟁 당시 기록했던 2.78 달러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은 미 달러와의 연동제가 실시된 1950년 기록만 인정하고 있어 사실상의 역대 최고치 경신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루니화는 미 달러 대비 금년 들어 22%, 지난 9월 20일 30년 만에 처음 등가를 이룬 후 40여일 만에 6% 이상 급등했다.

루니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세계의 다른 주요 통화와 같이 미 달러 약세 기조에 힘 입은 것이지만, 뚜렷한 특징을 갖는다.

이른바 '석유 통화(petro currency)'로서 루니화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비견할 만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캐나다는 최근 들어 원유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루니화도 원유 결제 화폐로서의 수요가 늘어나 원유가가 오르면 덩달아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최근 수일간 국제 유가가 90달러를 넘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때를 맞춰 루니화도 유가와 등락을 같이 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루니화도 오르고 유가가 떨어지면 루니화도 떨어지는 현상은 이미 장기적 추세로 고착화 돼 있다.

이는 루니화가 지난 2002년 1월 61.79 미 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후 오름세로 돌아선 것과, 국제 유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 곡선을 탄 시점이 일치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원유가 뿐만 아니라 금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값도 비슷한 시기에 상승하면서 자원국 캐나다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하락으로 미국 부동산 경기는 폭락하는데, 캐나다 부동산 가격은 과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강세를 유지하고, 수출의 80%를 사 주는 미국 경제가 감기를 앓건 말건 캐나다 경제가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제 갈 길을 가는 것도 경제 펀더멘털 상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루니화는 캐나다은행이 내년 초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당분간 미 달러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중장기적 전망은 서로 엇갈린다.

루니화의 고공비행이 너무 지나치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내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등가 이하로 다시 추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루니화 강세론자들은 1.10까지 상승할 것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캐나다 수출진흥청(EDC)은 30일 루니화가 내년 말까지 미화 90센트에서 85센트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EDC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진 제조업체들의 견해를 반영하는 단체란 점에서 그 전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루니화가 등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단기간에 급락할 것이라고 볼 만한 이유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sangin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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